넥슨, 넷마블과 더불어 국내 대표 3대 게임사 '3N'으로 꼽히는 엔씨소프트(NC)는 최근 MMORPG '쓰론 앤 리버티(TL)'의 글로벌 퍼블리시를 아마존 게임즈에 맡기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NC가 TL의 퍼블리셔로 아마존 게임즈를 선택한 데에는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글로벌 판의 흥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게임즈가 퍼블리셔를 맡아 지난해 2월 유럽·아메리카·호주 지역에 출시된 '로스트아크' 스팀판은 동시 접속 132만5305명을 기록, 크래프톤 '펍지: 배틀그라운드'의 325만7248명에 이어 역대 스팀 최다 동시 접속 2위에 올랐다.
아마존 게임즈의 이러한 행보는 PC 플랫폼 기반 MMORPG 역량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추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지난 2021년 9월 출시한 자체 개발 PC MMORPG '뉴 월드'가 스팀 최다 동시 접속 91만명을 끌어모으는 등 성과 역시 나쁘지 않다.
당초 아마존 게임즈는 '아마존 게임 스튜디오'란 명칭으로 2012년 설립됐을 때에는 아마존 앱 스토어와 연계해 모바일 게임에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로스트 위딘', '테일즈 프롬 딥 스페이스' 등을 내놓았으나 성과는 미진했다.
2018년 들어 아마존 게임즈는 모바일 게임 대신 고전 게임 '드래곤즈 레어'를 트위치 플랫폼에 이식하는 등 타 계열사와 연계하거나 이듬해 콘솔용 레이싱 게임 '더 그랜드 투어 게임' 등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해 판타지 농구 게임 '브레이크어웨이', 2021년 '반지의 제왕' IP 기반 대형 신작 등의 개발을 백지화하는 등 부침을 겪었다.
IT 매체 프로토콜은 "마이크 프라지니 전 아마존 게임즈 총괄은 이전에 유의미한 게임 사업 경험이 없었으며 아마존 본사의 제프 베이조스 전 대표, 앤드류 재시 현 대표 모두 게이머가 아니었다"며 "이 때문에 아마존은 그간 게임을 문화적 콘텐츠가 아닌 단순한 소프트웨어 제품 정도로 바라봐왔다"고 평했다.
프라지니 총괄은 지난해 3월, 아마존 게임즈를 퇴사했다. 현재 그 자리는 과거 2K의 대표를 맡았던 크리스토프 하트만이 대신하고 있다. 2K는 나스닥 상장사 테이크투 인터랙티브(T2)의 자회사로 대표작은 '문명'과 2K 스포츠 시리즈다. 국내 팬들에게는 발 빠른 게임 한글화 등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은 회사로 알려져 있다.
아마존 게임즈의 한국 시장 진출에 있어 걸림돌이 될 것은 같은 모회사서 운영하는 트위치가 될 전망이다. 트위치는 지난해 말부터 한국에 한해 최고 시청 화질을 1080p(픽셀)에서 720p로 낮추거나 VOD(다시보기)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연달아 올 초에는 국내 인기 e스포츠 대회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 LOL 챔피언스 코리아, 이른바 LCK의 국문 중계권 계약을 포기해 국내 게이머들의 원성을 샀다. 이 과정에서 영문 중계권은 그대로 계약해 '한국 패싱'이란 비판도 제기됐다.
트위치가 아마존 게임즈의 파트너십에 있어 엇박자를 보인 전례도 있다. 아마존은 '블루 프로토콜' 개발 파트너 반다이 남코와 2020년, 고전 게임 '팩맨'의 트위치 플랫폼 버전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3년이 흐른 지금까지 트위치판 팩맨은 출시되지 않았다.
미국 현지 사정에 정통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로스트아크 미국 이용자들은 대체로 '게임은 괜찮은데 아마존 게임즈가 문제'라는 평"이라며 "트위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을 제대로 활용치 못하는 것으로 보이며 지속적인 봇 계정 문제 또한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 게임즈 측은 "지난해 라이브 서비스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퍼블리싱하고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TL 이용자들에게 놀라운 경험을 제공, 오랜 기간 성장하는 게임을 선보인다는 우리의 비전을 이뤄낼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