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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상륙' 애플페이, 편의점·마트 되고 교통카드·스벅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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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상륙' 애플페이, 편의점·마트 되고 교통카드·스벅 안된다

현대카드 제휴, 내년 점유율 15%…간편결제·스마트폰 시장 흔들까
삼성페이, 네이버·카카오와 연합 대응…온·오프라인 사용처 강점

21일 애플페이와 현대카드와 함께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애플이미지 확대보기
21일 애플페이와 현대카드와 함께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애플
애플과 현대카드는 21일 한국에서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국내 간편결제 시장뿐 아니라 스마트폰 시장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애플페이 결제를 위한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 보급이 낮아 아직 사용 가능한 매장은 제한적이다. 편의점의 경우 GS25와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에서 애플페이 사용이 가능하고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서도 결제할 수 있다.
백화점 중에서는 롯데백화점이 애플페이 상용화 준비를 마쳤고 갤러리아백화점과 신세계 일부 계열사도 아직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중에서는 이디야커피·엔제리너스 등 카페 및 버거킹·롯데리아 등 버거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배스킨라빈스 등 SPC 일부 계열사 등에서 애플페이 사용이 가능한 NFC 단말기를 설치했다.
이날 오전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던킨 올비 애플 인터내셔널 총괄은 "애플페이의 목표는 쉽고 안전한 결제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라며 "애플페이 사용자는 전 세계 70여개 이상 국가와 약 1만여개 은행의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를 통해 간편한 결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애플페이와 제휴를 맺은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은 "행사장으로 오는 동안 아침 사이에만 애플페이 서비스에 가입한 숫자가 17만명이나 됐다. 이런 경험이 확장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애플페이는 그동안 애플기기 이용자들의 요구가 높았던 서비스지만 결제방식의 차이와 애플의 수수료 문제, 국내 전용 카드 지원 문제 등으로 출시가 지연돼왔다. 지난 2014년 글로벌 출범 후 약 8년여만에 국내에 출시하게 되면서 많은 아이폰 이용자들의 가입이 예상된다.

출시 첫날 오전 가입자 17만명은 전체 간편결제 시장에 비하면 많지 않지만 올 하반기 아이폰15 출시를 기점으로 가입자수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국내 약 700만명의 아이폰 이용자가 대부분 애플페이를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애플페이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 2~3위에 오를 수도 있다. 점유율 1위인 삼성페이가 24%인 점을 고려하면 내년께 상당한 점유율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점유율 변화는 장기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삼성전자도 방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네이버파이낸셜과 업무협약을 맺고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의 사용처를 공유하기로 했다.

이에 삼성페이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네이버페이 온라인 주문형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 가맹점은 국내 약 55만개에 이른다. 또 네이버페이는 삼성페이의 MST(마그네틱보안전송) 결제 방식을 이용할 수 있는 전국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또 삼성전자는 카카오페이와도 간편결제 상호 서비스 연동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페이와 연동이 이뤄지게 되면 네이버페이와 마찬가지로 온·오프라인 가맹점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애플페이 사용처가 아직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가맹점을 확장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애플페이는 현재 코스트코·투썸플레이스·롯데백화점·홈플러스·배달의민족·무신사·GS SHOP·폴바셋·롯데시네마와 주요 편의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21일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애플페이 출시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애플페이 출시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애플이미지 확대보기
21일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애플페이 출시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애플페이 출시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애플

정태영 부회장은 "현대카드 기준으로 이용자의 50% 이상이 애플페이를 사용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실상은 그 이상이라 생각한다"며 "애플페이 사용처의 빠른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견제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은 일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60~80%대 점유율을 유지해왔다. 아이폰이 출시되는 4분기의 경우 애플이 30%대 점유율을 확보하다가 1분기부터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아이폰이 출시되는 10월까지 애플페이 사용처가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면 올해 10월 아이폰15 출시 이후에는 점유율이 최대 40%까지 오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다만 애플페이가 교통카드 기능과 2030 세대들이 많이 이용하는 스타벅스에서 사용이 어렵다는 점,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등에서 사용이 안된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여기에 애플페이의 결제 방식을 지원하는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의 국내 보급이 미비하다는 점도 선결 과제다. 삼성페이는 NFC 결제와 MST를 동시에 지원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중 NFC 단말기를 보유한 곳은 10% 내외다.

애플페이의 이 같은 사정과 별개로 동반성장위원회는 올해 약 100억원을 투입해 영세 소상공인에게 NFC 단말기를 무상 보급한다. 이번 사업의 지원을 받는 소상공인은 약 4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제휴 카드사를 확대하는 문제도 남아 있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의 1년 독점 계약을 포기하면서 다른 카드사도 제휴가 가능해졌지만 현재까지 애플페이와 제휴를 맺은 카드사는 현대카드가 유일하다. 카드사 제휴를 통한 가입자 확대를 위해서는 업계 1, 2위인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제휴가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가 국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며 "이 같은 숙제를 해결한다면 애플페이의 가파른 상승세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애플페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디바이스에서 애플월렛 앱을 열고 '+' 버튼을 누른 뒤 카드를 추가하면 된다. 또는 현대카드 앱을 열고 '애플 지갑에 추가' 버튼을 누른 뒤 안내 절차에 따라 설정하면 된다. 애플페이 이용자들은 현대카드에서 제공하는 리워드와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