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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게임 툴 '언리얼 엔진'에 영화·자동차업계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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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게임 툴 '언리얼 엔진'에 영화·자동차업계도 '주목'

에픽게임즈 코리아, 간담회 열고 '메타버스 비전' 발표
"가상세계 기술로 혁신…공정·개방된 생태계 구축"

신광섭 에픽게임즈 코리아 본부장이 7일 기자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신광섭 에픽게임즈 코리아 본부장이 7일 기자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원용 기자
세계적인 3D게임 개발 툴 '언리얼 엔진' 개발사 에픽게임즈 코리아가 7일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에픽게임즈는 최신 툴 '언리얼 엔진 5'가 게임을 넘어 영상 콘텐츠, 자동차 산업 등 다방면에서 주목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 등과 더불어 연사를 맡은 신광섭 본부장은 "언리얼 엔진 5는 당사가 확인한 것만 550개 이상의 차기 미디어·엔터테인먼트(M&E) 프로젝트에 활용되고 있다"며 "시뮬레이션 기술을 바탕으로 자동차 등 산업계와의 협업도 확대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에픽게임즈의 3D 가상세계 구현 기술은 '버추얼 프로덕션'으로 지칭되며 이러한 기술의 핵심으로 '인카메라 VFX(시각특수효과)'가 소개됐다.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된 배경 CG(컴퓨터그래픽)형 가상 세계를 대형 LED에 띄우고 이를 촬영 카메라와 연동, 카메라의 이동에 따라 배경 CG가 자연히 움직이는 기능을 일컫는다.

신광섭 본부장은 "초록색을 배경 컬러로 지정해 CG 완성 후 일일히 수정 작업을 거쳐야 하는 크로마키 CG와 달리, 인카메라 VFX는 사실적 배경 CG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획기적인 효율성을 낳는다"며 "단순히 CG를 쉽게 찍는 것을 넘어 이미 만들어둔 배경을 다양한 각도에서 여러번 찍을 수 있게 해 재생산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영상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기 전인 프리비즈(Pre-visualization) 단계에도 언리얼 엔진의 가상세계 구현 기술이 활용된다. 세트를 짓기에 앞서 가상의 세트를 구현, 실제 촬영까지도 모의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본래 실제 촬영을 통해서만 확인해야 했던 미세한 컷 배분, 추가 촬영 요소 등을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인카메라 VFX' 예시 이미지. 사진=에픽게임즈 공식 사이트이미지 확대보기
'인카메라 VFX' 예시 이미지. 사진=에픽게임즈 공식 사이트

에픽게임즈는 한국시각 기준 지난달 21일부터 25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DC) 2023'에 다이아몬드 파트너(최고 등급 스폰서사)로 참가, '언리얼 엔진 5'의 차기 버전인 '언리얼 엔진 5.2'를 미리보는 테크 데모 '일렉트릭 드림즈'를 선보였다.

일렉트릭 드림즈는 미국 전기차 리비안 R1T를 사실적으로 구현, 주행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다. 자동체 전체는 물론 타이어가 자갈밭, 물웅덩이를 지날 때의 모습까지 사실적으로 모델링한 것은 물론, 광원 표현 툴 '루멘', 보석의 다채로운 빛 반사까지도 구현하는 재질 툴 '서브스트레이트' 등이 함께 공개됐다.

신 본부장은 "기아 자동차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차기 전기 SUV 'EV9'을 언리얼 엔진으로 세밀하게 구현한 예시 화면을 웹 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이러한 디지털 트윈(현실을 가상세계에 본뜸) 기술은 단순하 보이는 것을 넘어 자동차 내 HMI(Human-Machine Interface)로도 연결돼 실질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전했다.

버추얼 프로덕션, 디지털 트윈 외 가상인간(디지털 휴먼) 관련 발표도 있었다. 사측은 이날 언리얼 엔진의 디지털 휴먼 기능을 통해 총 400만명의 가상 인간이 제작됐다고 밝혔다.

이번 GDC에선 '메타휴먼 애니메이터'라는 새로운 기능도 소개됐다. 해당 기능은 아이폰 동영상으로 촬영한 실제 인간의 움직임을 즉시 언리얼 엔진 에디터로 전송하는 기술이다. 촬영된 영상을 3D 개발 에셋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 녹음된 음성을 혀 모델링과 연동하는 등 사소한 부분까지 세밀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에픽게임즈 코리아 경영진이 7일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광섭 본부장·박성철 대표·이상열 부장.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에픽게임즈 코리아 경영진이 7일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광섭 본부장·박성철 대표·이상열 부장. 사진=이원용 기자

언리얼 엔진의 '본진'이라 할 수 있는 게임 사업 관련 발표도 있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세계 콘솔 차기작 중 50%가 언리얼 엔진 5로 개발되고 있다.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도 '리니지' 시리즈나 '오딘: 발할라 라이징', '히트2' 등 국내 매출 최상위 게임들이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이 이뤄졌다.

글로벌 PC게임 유통망 스팀에 이어 세계 2위 PC게임 플랫폼으로 꼽히는 '에픽 게임즈 스토어'에는 지난 3월 '셀프 퍼블리싱 툴'이 추가됐다. 에픽게임즈 측에 등록을 요청하는 것을 넘어 플랫폼에 등록된 과정을 통해 사업자가 직접 게임을 배포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이번 GDC에서 특히 주목 받은 것은 세계적으로 5억명의 월간활성이용자(MAU)를 보유한 포트나이트를 기반으로 한 '언리얼 에디터 포 포트나이트(UEFN)'다. 포트나이트 내 이용자 창작 모드 '포크리'와 언리얼 엔진이 연동되는 것은 물론,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서로 다른 컴퓨터에서 '포크리'와 '언리얼 엔진'을 가동해 작업해도 이것이 즉각적으로 프로젝트에 반영돼 원격 협업까지 지원한다.

사측은 이와 더불어 포트나이트의 순수익 40%를 UEFN 크리에이터들에게 환원하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2.0'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크리에이터들의 왕성한 3D 가상세계 콘텐츠 창작과 활발한 이용으로 이어지는 '오픈형 메타버스 생태계'를 꾸리는 것이 에픽게임즈의 비전이다.

박성철 대표는 "메타버스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다소 좋지 않을 수 있으나 '공정하고 개방된 생태계 조성'을 기치로 한 우리의 메타버스 비전은 다른 메타버스들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언리얼 엔진을 통해 단순히 뛰어난 그래픽의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는 것을 넘어 일반 이용자들이 우리와 같은 사업자들보다 더욱 뛰어난 콘텐츠를 선보이는 때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