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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부캐 브랜드'로 넘어간 맥주전쟁…올 여름, 맥주 1위 탈환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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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부캐 브랜드'로 넘어간 맥주전쟁…올 여름, 맥주 1위 탈환 분수령

맥주 전쟁 격전지로 떠오른 '올몰트 맥주', 국내 맥주시장 판도변화 초읽기

(왼쪽부터) 오비맥주 한맥, 하이트진로 켈리, 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 사진=각사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오비맥주 한맥, 하이트진로 켈리, 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 사진=각사 제공.
올여름 맥주 전쟁 격전지로 ‘올몰트 맥주(맥아·홉·물 외에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은 맥주)’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국내 맥주시장은 카스, 테라 등 부가물 첨가 라거가 주류를 이뤘던 만큼 올몰트 맥주의 입지는 비교적 약한 편이었다. 하지만 주요 기업들이 올몰트 맥주 신제품 출시와 리뉴얼에 나서면서 시장 확대 가능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여름을 앞두고 국내 맥주 3사는 올몰트 맥주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한발 빠르게 ‘한맥’ 리뉴얼을 진행했고, 하이트진로는 4년만에 신제품 ‘켈리’ 출시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도 올 하반기에 ‘클라우드’를 대대적으로 리뉴얼한다는 계획이다.
오비맥주는 한맥을 부드러움과 거품 지속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리뉴얼했다. 기존 제품은 기대에 못 미치는 반응을 얻어 제품 차별화에 힘을 기울였다. 최상의 주질을 위해 4단계 미세 여과 과정을 거치고 목넘김까지 부드럽다는 점을 내세웠다. 봉긋한 거품을 오래 유지하는 ‘스무스 헤드 리추얼 음용법’으로 보는 즐거움까지 더했다.

켈리는 소비자 선호를 반영한 레귤러 라거로 출시됐다. 부드러운 첫맛과 대비되는 강렬한 탄산감을 강조한다. ‘반전 매력’의 포인트는 덴마크산 청정 맥아와 더블 숙성 공법이다. 하이트진로는 켈리를 단순한 서브 브랜드가 아니라 테라에 버금가는 개별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클라우드는 국내 올몰트 맥주 시장을 개척한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한때 1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소맥’을 무기로한 카스와 테라, 편의점 할인을 내세운 수입맥주 사이에서 입지가 애매해졌다. 롯데칠성음료는 올 하반기 대대적인 리뉴얼 통해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국내 올몰트 맥주 대표주자인 클라우드의 새로운 붐업을 위해 올 하반기에 대대적인 리뉴얼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엔데믹 이후 처음 맞이하는 맥주 성수기인 만큼 클라우드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올몰트 맥주 시장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한국 소비자는 ‘소맥 문화’의 영향으로 맛이나 향이 강한 맥주보다는 드라이하고 탄산감이 높은 맥주를 선호하는 편이다. 때문에 국내 맥주 시장 대부분을 카스와 테라 등 청량감이 특징인 미국식 부가물 라거가 차지하고 있다. 클라우드 점유율은 4%대로 주저앉았고, 맥스도 판매 부진으로 사실상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

오비맥주가 출시한 한맥도 큰 반향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카스 단일 브랜드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확고부동한 시장 1위를 차지했지만, 카스 외 브랜드는 지지부진한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를 타개하고자 여러 제품 출시했으나 결과적으로 카스의 ‘부캐’ 자리에 그쳤다. 결국 한맥도 올해 3월 리뉴얼을 진행했다. 앞선 사례들을 반면교사 삼아 켈리는 올몰트 맥주로서 맥주의 특색과 개성을 살리기보단 레귤러 라거로서 대중성에 집중한 모습이다.

맥주 3사가 비슷한 시기 올몰트 맥주 제품을 새롭게 선보이면서 마케팅 강화에 나서자 소비자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올몰트 맥주 제품이 다시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 유의미한 성장을 거둔다면 고착화된 국내 맥주 시장 판도를 뒤엎을 가능성도 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부캐 브랜드' 대결에 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까지 가세하면서, 올여름 맥주 시장에선 치열한 3파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찬밥 신세였던 올몰트 맥주 시장에서의 성패가 올여름 맥주전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