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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야카리노 트위터 CEO로 임명한 이유?…"내게 부족한 점 메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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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야카리노 트위터 CEO로 임명한 이유?…"내게 부족한 점 메워준다"

트위터의 새 CEO로 영입된 린다 야카리노. 사진=NBC유니버설이미지 확대보기
트위터의 새 CEO로 영입된 린다 야카리노. 사진=NBC유니버설
일론 머스크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굴지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인 NBC유니버설에서 광고책임자로 있던 린다 야카리노를 새 CEO로 발탁하면서 머스크의 불도저식 개편 작업으로 창사 이래 가장 대대적인 변화를 겪어온 트위터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머스크가 야카리노를 자신의 승계자로 선택한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면 전망이 쉽지 않다.
특히 그가 지난 2015년 처음으로 ‘4차 산업혁명’을 미래의 화두로 제시했던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미래 일자리 태스크포스’를 이끄는 역할을 해온 것을 잘 알면서도 머스크가 그를 굳이 발탁한 배경이 이목을 끌고 있다.

머스크는 WEF를 “선출되지 않은 세계 정부”라며 가장 앞장서 비판해온 대표적인 기업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머스크를 지지하는 보수 인사들을 중심으로 야카리노의 WEF 관련 이력을 알면서도 머스크가 야카리노를 후임자로 뽑은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15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의 경제전문 온라인매체 잉크에 따르면 머스크가 야카리노를 새 CEO로 영입한 것은 자신에게는 없는 그만의 장점을 잘 파악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야카리노가 내놓은 메시지


린다 야카리노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중책을 맡고 있다. 사진=WEF이미지 확대보기
린다 야카리노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중책을 맡고 있다. 사진=WEF

잉크는 야카리노는 NBC유니버설의 광고를 총괄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사실은 머스크에 이은 트위터 CEO로 안성맞춤인 인물로 머스크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잉크는 “머스크가 인수한 뒤 창사 이래 최대 격랑에 휩싸인 트위터를 앞으로 경영하는 일은 일론 머스크라는 총수 개인의 입장과 주 수입원인 광고주의 입장, 트위터 사용자의 입장이 서로 엇갈리는 상황을 얼마나 조화롭게 관리하느냐의 문제”라며 이같이 전했다.

즉 단순히 자신의 경영철학을 잘 뒷받침할 인물보다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메워줄 전문 기업인이라는 판단 아래 야카리노를 발탁했다는 것.

잉크는 그 근거로 야카리노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관되게 내놓은 메시지를 꼽았다.

◇ 눈길 끄는 야카리노의 ‘다 함께’ 경영철학

린다 야카리노가 14일(현지 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린다 야카리노가 14일(현지 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새 트위터 CEO로 발탁된 뒤 트위터와 기업인용 소셜미디어 링크트인에 야카리노가 올린 메시지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겠다는 일론 머스크의 비전에서 오래전부터 영감을 얻어왔다. 머스크의 이 같은 비전을 트위터에도 접목해 트위터를 다 같이 혁신하자. 머스크가 꿈꾸는 미래를 현실화하려면 여러분의 의견이 중요하고 난 그런 의견을 듣고자 이 자리에 왔다. 소통을 이어가면서 트위터 2.0을 다함께 건설하자”는 것.

잉크에 따르면 이 메시지가 남다른 이유는 ‘다 함께’라는 표현을 야카리노가 반복적으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잉크는 “보통의 경우라면 ‘다 함께’라는 말 자체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할 일은 없지만, 그 말을 하는 사람이 기업을 경영하는 위치에 있다면 사정이 달라진다”면서 “특히 ‘감성 경영’의 관점에서 CEO가 ‘다 함께’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쓰는 것은 독단적으로 경영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경영에 임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분석했다.

머스크가 ‘불도저’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회사 일을 밀어붙이는 스타일인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 머스크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대신 소통 능력이 강한 야카리노를 영입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

야카리노가 '다 함께'라는 말을 강조한 것은 머스크에게도 결코 나쁘지 않다는 해석이다.

머스크는 야카리노를 승계자로 발표하면서 야카리노가 사업 운영을 총괄하고 자신은 제품 설계와 신기술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는데, 야카리노가 ‘다 함께’라는 표현을 거듭 사용한 것은 비록 자신이 새 CEO가 됐지만 경영 후선으로 후퇴한 머스크의 의견도 앞으로 적극 경청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