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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중고차 시장 가격 폭등…'2만달러 아래' 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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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중고차 시장 가격 폭등…'2만달러 아래' 품귀

신차 가격 급등 여파...대형차+첨단기능 선호 추세 속 6만~7만달러 고가 신차 급증

미국의 2만달러 이하 중고차 판매율 추이. 사진=에드먼즈닷컴/악시오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2만달러 이하 중고차 판매율 추이. 사진=에드먼즈닷컴/악시오스

미국의 중고차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비근한 예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평균 거래 가격대였던 2만달러(약 2700만원) 밑으로 중고차를 구하는 일이 지금은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고차 인플레이션이 역대급을 기록하고 있다.

금리 인상이 이어진 가운데 신차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데다 고물가 여파까지 겹치면서 새 차를 장만하는 일이 부담스러워지면서 중고차로 소비자들이 몰린 탓이다.

그 결과 신차 구매를 위한 월할부금이 사상 처음으로 800달러(약 100만원)에 육박한 것이 중고차의 수요 급증을 부추기고 있다.

◇2만달러 이하 중고차 급감


18일(이하 현지시간) 악시오스에 따르면 자동차시장 조사업체 에드먼즈닷컴이 최근 집계한 결과 2만달러 이하 가격의 중고차 매물이 미국 중고차 시장에서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현재 미국에서 거래된 중고차 가운데 2만달러 이하가 차지한 비율은 고작 30.6%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기준으로 60.5%였던 2만달러 이하 중고차 물량이 반토막 난 셈이다.

에드먼즈닷컴은 “심지어 출고한지 7년 됐고 주행거리가 7만500마일(약 12만km)이나 되는 오래된 중고차의 평균 판매가격도 2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중고차 인플레이션이 경천동지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에드먼즈닷컴에 따르면 2만달러 이하 중고차 물건이 이처럼 시장에서 크게 줄어든 것은 신차 가격 급등의 여파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2만달러 아래로 거래된 신차는 전체의 0.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만달러 이하의 신차가 사실상 사라진 것이 중고차 시장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대형차+첨단기능 선호 추세로 비싼 중고차 급증


미국의 신차 평균 거래 가격 추이. 사진=에드먼즈닷컴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신차 평균 거래 가격 추이. 사진=에드먼즈닷컴

중고차 가격의 고공행진을 초래한 신차 가격의 급등은 대형차와 첨단 기능을 선호하는 소비자 추세에 맞춰 제조업체들이 신차를 내놓고 있기 때문으로 에드먼즈닷컴은 분석했다.

차가 클수록, 첨단 기능이 많을수록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지사. 에드먼즈닷컴은 “이같은 배경으로 신차 가격이 최근 전반적으로 오르는 추세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에드먼즈닷컴에 따르면 특히 6만달러(약 8000만원) 이상과 7만달러(약 9300만원) 이상의 고가 신차의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 주목된다.

평균 거래 가격이 6만달러 이상에 해당하는 신차의 비율은 지난 3월 기준 6%에 그쳤으니 지난 3월 기준으로는 17%로 급증했고 7만달러 이상에 해당하는 신차 역시 같은 기간 3%에서 10%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美 자동차 차령도 사상 최고


미국 자동차의 평균 차령 추이. 사진=S&P글로벌모빌리티/악시오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자동차의 평균 차령 추이. 사진=S&P글로벌모빌리티/악시오스


중고차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국 소비자들이 차를 운행하는 기간도 신기록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자동차시장 조사업체 S&P글로벌모빌리티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따르면 미국에서 운행되는 자동차의 평균 차령이 12.5년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9.7년 이었던 20년 전과 비교하면 커다란 차이다.

이는 신차 가격이 크게 오른 것과 내연기관차의 수명이 길어진 것과 무관치 않은 결과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전기차 보급률 확대 전망에는 그림자를 드리우는 대목이기도 하다고 악시오스는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