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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한한령 우려에…면세점 정상화 '시계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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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한한령 우려에…면세점 정상화 '시계 제로'

단체관광객 방한 금지 길어질까 '촉각'…면세점들 韓·中관계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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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국내 면세업계가 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령) 부활 조짐에 표정이 어둡다. 리오프닝에 따른 해외여행 재개에 큰 손으로 통하는 ‘중국인 관광객’ 회복 시기가 미뤄지고 있어서다. 엔데믹 국면에 들어서면서 면세산업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수익성 정상화 시계가 더 더뎌질 것이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면세점들은 한한령 재현 가능성에 ‘허탈감’을 드러냈다. 올해부터는 바닥을 찍은 실적을 반등할 시기로 점쳤으나 한중관계가 쉽게 회복되지 않으면서 부담으로 작용해서다.

중국 정부는 현재 중국인의 한국 개별관광을 열어뒀지만, 단체관광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 속에 한한령이 재현되면 중국 단체관광객 유입 시기가 지연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중국 단체관광객은 면세점 매출을 좌지우지할 만큼 구매력이 높다.

코로나19 이전 2019년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중국인이 90%에 달하고 이 가운데 단체여행객과 개인이 절반가량을 차지했는데, 대부분 ‘큰 손’으로 불리는 단체 관광객의 파워가 컸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기간을 어렵게 버텨왔고, 지금도 힘든 시기이지만 리오프닝 후 돌아올 중국인 단체 관광객 방한을 기대가 컸다”면서 “한한령이 다시 시작되면, 예상보다 수익성 정상화 시기는 더 늦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업계는 3~4월초쯤이면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해줄 것이란 기대감에 2분기부터는 실적 개선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한중관계 악화에 기대감이 확 꺾인 상황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개별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유의미하지 않다”며 “최근 업계에서는 양국 정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실제 30일 한국관광공사의 ‘관광통계’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10만5967명으로 지난해 4월(1만230명) 대비 10배 가량 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월의 40만명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한국행 단체관광 금지 영향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한한령이 부활하더라도 상황이 더 악화될 만한 요소는 없다는 게 면세업계의 중론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중국 정부로 인해 단체 관광객이 못 들어오는 상황이라 사실 면세점 입장에서는 한한령이 재개되더라도 크게 달라질 건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 의존도가 큰 사업으로 꼽히는 면세점은 2016년 한국의 사드 배치로 중국으로부터 경제보복에 따라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다. 2019년에는 코로나 19로 직격탄을 맞아 바닥 다지를 끝낸 상황이다. 게다가 중국 단체관광객 유입도 없는 상황이라 더 나빠질 것도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사드 보복 이후 당장은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수혜를 받긴 어려울 것 같다. 예전만큼 한한령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