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업계와 농심에 따르면 ‘먹태깡’은 출시 이후 이달 24일까지 213만 봉지 판매를 기록했다. ‘먹태깡’은 연일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매대가 텅 비어있기 일쑤고, 온라인 몰에서는 제품 판매 때마다 수 분 이내에 품절될 정도다.
농심 관계자는 “먹태깡은 유통채널에서 꾸준한 발주 요청이 들어오고 있어 현재 생산하는 즉시 출고되는 수준”이라며 “수요를 맞추기 위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농심은 회사 전체 매출에서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크다. 그나마도 ‘신라면’, ‘너구리’, ‘짜파게티’ 등 일부 제품에 매출이 집중됐다.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꾸준히 신제품을 내놨지만 기존 주력 제품과 견줄만한 브랜드를 발굴하진 못했었다.
농심 라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신라면’은 1986년에 출시됐다. ‘너구리’와 ‘안성탕면’은 1983년, ‘짜파게티’는 1984년에 출시됐다. 대표 제품이 모두 출시 후 수십년이 지났다. 오랜 기간 쌓아온 브랜드 인지도는 여전히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지만, 기존 스테디셀러를 이을 신제품 발굴이 지지부진한 점은 농심의 오랜 고민거리였다.
하지만 '배홍동 비빔면'으로 여름면 시장 공략에 성공한데 이어 신제품 '먹태깡'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앞으로 출시할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먹태깡'은 사내 공모전에서 수상한 아이디어를 제품화해 성공시킨 사례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깊다. 먹태깡은 사내공모전에 아이디어를 냈던 연구원이 같은 팀 선배 연구원과 함께 제품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이 2008년부터 실시한 사내공모전에는 매년 직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시킨 제품과 포장 개선안 등이 출품된다. 농심은 임직원 투표를 통해 출품작을 선정하고 참신성, 고객 편의성, 제품화 가능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수상작을 선정하고 있다. 작년 8월 출시한 카구리 큰사발면 '안심손잡이'나 2015년 용기면 포장에 적용한 '젓가락꽂이' 등도 사내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아이디어를 제품에 적용한 사례다.
신동원 회장의 소통리더십도 제품 개발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신 회장은 취임 후 ‘뉴 농심’을 표방하면서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소통의 조직 문화를 만드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젊은 직원이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고 이를 경영활동에 적용하는 사내 분위기를 형성해 조직 문화부터 ‘젊은 농심’을 만든다는 의도였다. 이에 따라 신라면 팝업스토어를 열고 소비자 접점을 강화하는 등 마케팅 활동도 한층 젊어졌다. ‘하얀 짜파게티’와 ‘짜파게티 소스’ 같은 이색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신 회장의 ‘뉴 농심’이 농심의 숙제로 꼽히던 신제품 부진을 해소한만큼 농심이 주력하고 있는 해외진출 확대와 사업다각화에서의 성과도 주목된다. 신 회장은 취임 2주년을 맞아 2030년까지 미국 라면 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해외 시장 공략에 힘을 더해 글로벌 식품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섬에 따라 기록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농심의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사내 스타트업 육성도 순조롭다. 농심 스타트업 1기 사업이었던 콜라겐은 연매출 500-600억을 거둬들이며 성공적인 아이템으로 성장한 상태다. 2기 사업인 스마트팜도 연이어 해외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등 안착하고 있다. 농심 측은 3기 스타트업도 진행 중인 만큼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기치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