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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커지네…소식좌 열풍 밀어낸 유통가 '거거익선'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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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커지네…소식좌 열풍 밀어낸 유통가 '거거익선' 트렌드

빵·안주·치킨·커피 '빅사이즈' 대세…불황형 소비 경향 확대로 대용량 상품 인기 '쑥'

GS25의 빅사이즈 제품들. 사진=GS25이미지 확대보기
GS25의 빅사이즈 제품들. 사진=GS25
남보다 적게 먹는 ‘소식좌’ 열풍에 뜨던 소용량 제품은 지고, 한눈에 봐도 거대한 ‘대용량’ 제품이 유통가를 점령했다. 성인의 몸통만한 먹거리 상품이 출시되는 등 클수록 좋다는 ‘거거익선’ 트렌드 열풍이 거센 모습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량을 확 줄인 ‘쁘띠’ 제품 인기가 주춤해진 사이, ‘초대형’ 상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덕분에 유통가에는 대용량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GS25는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한 혜자로운)맘모스빵 2탄을 출시했다. 지난 6월 출시한 1탄은 흑임자로, 출시 후 베이커리 부문 1위에 오르며 일반빵 카테고리의 인당 구매 가격을 22% 상승시키는 효과를 냈다. 거거익선과 할매니얼 열풍을 동시에 반영한 결과다.

이번 2탄 역시 두 가지 트렌드를 모두 담아 인절미를 앞세워 만들었다. 중량은 420g. 성인 얼굴 크기를 훌쩍 뛰어넘는 크기가 특징이다. 이외에도 GS25는 빅사이즈 팝콘인 ‘넷플릭스점보팝콘’과 PB 원드커피 브랜드 ‘카페25’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 점보’를 판매 중이다.
GS25는 지난 5월 ‘점보도시락’을 출시하며 초대형 상품 인기를 주도했다. 점보도시락은 팔도 스테디셀러 ‘도시락’ 컵라면을 8.5배 키워 기획한 제품이다. 출시 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중고 거래사이트에서는 정가의 4배를 웃도는 가격으로 거래되기도 했다. 현재도 매주 3만개씩 팔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커야 잘 팔린다’는 공식에 CU도 성인 몸통만한 안주류로 맞불을 놨다. 1㎏짜리 특대형 안주 ‘꾸이 포대’가 이를 대표한다. 가로, 세로 폭 합이 약 1.1m에 달하는 이 초대형 제품은 기존 CU에서 판매하는 소용량 어포(30g)와 비교했을 때 획기적으로 커진 양이다.

(위부터) CU의 대용량 꾸이대포와 스타벅스 대용량 트렌타 사이즈.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위부터) CU의 대용량 꾸이대포와 스타벅스 대용량 트렌타 사이즈. 사진=각사

외식 프랜차이즈업계도 이 같은 트렌드에 올라타 ‘빅사이즈’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20일부터 벤티를 뛰어넘는 크기인 ‘트렌타’ 사이즈를 출시했다. 9월30일까지 한정 기간만 운영하며 음료 음용량이 늘어 남에 따라 기획됐다. 실제 트렌타 사이즈를 본 소비자들은 “실물이 사진보다 압도적으로 커 놀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렌타 사이즈는 1ℓ에 육박하는 887㎖의 용량을 자랑한다. 기존 스타벅스에서 가장 사이즈였던 벤티(아이스 기준·591㎖)보다도 약 30% 이상 크다. 톨사이즈 8잔 분량의 커피를 담은 ‘투고백’도 대용량 음료 트렌드에 인기다. 지난달 사이렌 오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주문 시스템을 개선한 뒤 약 한 달 만(7월4~31일)에 누적판매량 2만5000개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배 늘어난 양이다.

대형 사이즈 인기에 치킨도 점차 커지고 있다. 교촌치킨은 기존보다 사이즈를 키운 ‘허니점보윙’을 출시하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올초 출시한 시즌 한정 메뉴 ‘방콕점보윙’이 예상보다 더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 또 한번 사이즈를 키운 ‘점보 윙’ 시리즈를 출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대용량 열풍은 ‘고물가’가 영향을 미쳤다. 끊임없는 물가 인상에 ‘가성비’ 상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반영된 것이다. 대용량 제품은 기존 제품 대비 가격이 낮고, 푸짐한 양을 특장점으로 한다. GS25의 ‘넷플릭스점보팝콘’ 가격은 70g 수준의 소용량 팝콘 대비 10g 당 20%~30% 저렴하며, CU의 ‘꾸이 대포’는 소용량 어포 상품에 비해 중량당 가격이 3배 낮다.

또 다른 인기요인은 ‘인증샷’을 비롯해 빅사이즈 제품이 주는 재미다. 평범함을 거부하는 편의점 주요 고객인 MZ세대에게 대용량 제품이 가잼비(가성비+재미) 아이템으로 떠올랐다는 해석이다. 온라인을 달군 ‘점보도시락’만 봐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구매 비중에서 1030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89%로 MZ세대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독특하고 차별화된 제품에 MZ세대가 거리낌 없이 지갑을 열고 있는 현상을 대변한다.

권민균 GS리테일 가공기획팀 MD는 “불황형 소비 경향 확대로 가성비, 가용비, 가잼비 등을 갖춘 편의점 대용량 상품이 매출 상승을 견인하는 킬러 콘텐츠로 발돋움 하고 있다”며 “젊은 고객들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지원하는 취지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풍요를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 대용량 상품을 지속 선보여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