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N의 모기업은 월트 디즈니사이다. 디즈니는 아동과 가족 중심의 비즈니스를 해왔다. 그러나 ESPN은 지난 2020년부터 스포츠 베팅 업체와 적극적으로 제휴해왔다.
미국에서는 최근 스포츠 베팅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에서 제도권에 편입됐던 스포츠 승부 예측 게임이 정부 당국의 규제로 꽃을 피우지 못했으나 미국에서는 스포츠 베팅을 허가하는 주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스포츠 베팅은 돈을 걸고 각종 스포츠 경기 승부를 예측하는 일종의 도박 게임이다.
미국에서는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가 있는 네바다주를 제외하고 나머지 49주가 스포츠 베팅이 법으로 금지했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이 2018년 이 법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림에 따라 각 주 정부와 의회가 앞다퉈 스포츠 베팅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미국 최대 투자 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스포츠 베팅 시장 규모가 향후 10년 이내에 4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프로풋볼리그(NFL)도 스포츠 베팅업계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프로풋볼 경기를 현장에서 관람하거나 텔레비전 중계를 보는 사람들이 경기의 승패와 예상 점수 등을 맞추는 도박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NFL이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스포츠 베팅업체들은 NFL에 거액의 광고비를 지출하면서 스포츠 베팅을 홍보하고 있고, 경기장에는 스포츠 베팅을 쉽게 할 수 있는 시설 등이 속속 제공되고 있다.
ESPN은 스트리밍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전략적 파트너를 찾고 있다. WSJ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ESPN과 함께 지역 야구 경기의 스트리밍을 특정 파트너를 통해 송출하는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 구글, 애플 등 빅테크들이 ESPN의 잠재적 파트너로 언급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이 가진 네트워크를 통해 ESPN의 콘텐츠를 더 많은 구독자에 배포하려는 것이다. ESPN은 미국프로농구협회(NBA),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등과도 비슷한 논의를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ESPN과 같은 케이블 유선 방송을 끊고, 모바일 기기나 스마트TV만을 이용해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코드 커터(Cord Cutter, 탈 케이블)가 늘고 있다. ESPN은 자체적인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 ESPN+을 운영하면서 파트너사와 또 다른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ESPN은 케이블TV 전성시대에 호황을 누렸고, 디즈니사에 가장 큰 수익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디즈니의 2분기 실적 발표에서 ESPN이 포함된 TV 부문 수익이 3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