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자동차 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자동차 시장 판도에 변화를 예고했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5일(이하 현지 시간) 개막하는 세계 4대 모터쇼인 독일 ‘IAA 모빌리티 2023’에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대거 참가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일본 토요타가 불참한 가운데, 벤츠와 BMW, 폭스바겐 등 유럽 자동차 업체와 중국 업체 간 전기차 주목 끌기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IAA에 참가한 아시아 지역 기업 84개사 가운데 절반이 넘는 47개사가 참여해 ‘인해전술’을 방불케 한다. 이들은 IAA를 통해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비야디와 닝더스다이(CATL), 샤오펑(Xpeng) 등이다. 이들은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꼬리표로 따라다니던 ‘가격은 싸지만, 성능도 형편없는’ 중국 자동차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저렴한 가격은 그대로이지만 성능과 품질 등을 크게 향상해 유럽 국가 소비자들에게도 충분히 선택받을 수 있는 모델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중국 업체들은 유럽 시장 5대 업체로의 부상을 노리고 있다.
이 가운데 전시회장을 취재한 전 세계 언론들은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한 전기차 기업 비야디에 주목했다.
마이클 슈 비야디 유럽 대표는 개막 직전인 4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137년 전 자동차의 역사가 시작된 독일 모터쇼 IAA에서 처음 선보이게 돼 영광”이라며 “비야디는 차를 만든 지 20년밖에 안 되지만, 이미 지난해 신에너지 차량(NEV) 186만 대를 판매해 세계 1위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비야디에 있어 유럽은 전략적 시장”이라며 “비야디는 지난해 10월 이후 11개월 만에 3개 모델을 내세워 유럽 13개국 시장에 진출했다”고 소개했다.
비야디는 이번 IAA에서 대형 전기 세단 ‘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씰 유’를 유럽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최근 전기차 모델 개발에 폭스바겐과 손잡은 또 다른 중국 전기차 기업 샤오펑은 고가 모델 P7, P9을 내세워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1위를 달리는 CATL 역시 지난달 발표한 ‘션싱’ 배터리를 전면에 앞세워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러한 중국차의 공세에 유럽 업체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 시절의 향수에 젖어 있던 유럽 기업들은 단기간 세계 시장 상위권에 오른 중국 업체의 노하우를 배워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IAA 단골 참가업체 가운데 하나인 현대차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모터쇼에 불참했다. 계열사 중 현대모비스만 이 행사에 참가했다. 불참 이유는 밝히지는 않았다.
현대차는 수십 년에 걸쳐 유럽 시장을 개척해 왔고, 현지에서 가장 성공한 비유럽지역 자동차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아이오닉5를 필두로 한 전기차 모델도 높은 평가를 받으며 순조로운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럽대륙 진격을 본격화하는 중국산 전기차가 향후 현대차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보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mtollee12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