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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논란만 키우고 쑥 들어간 '英 우크라 파병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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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논란만 키우고 쑥 들어간 '英 우크라 파병 카드'

英 국방장관 “우크라이나군 훈련 지원 위해 파병 검토” 보도에 수낵 총리 “사실 아냐”

그랜트 섑스 영국 국방부 장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그랜트 섑스 영국 국방부 장관. 사진=로이터
러시아에 결사 항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주요국에 속하는 영국에서 우크라이나 파병 문제를 둘러싼 혼선이 정부 내에서 빚어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논란은 영국 유력 일간 텔레그래프가 그랜트 섑스 국방부 장관의 관련 발언을 전하면서 시작됐다.
섑스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의 훈련을 지원할 목적으로 영국군을 우크라이나에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처음으로 언급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곧바로 “뭔가 착오가 있는 것 같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논란이 커지는 양상이다.

섑스 英 국방 “우크라이나 현지서 군사훈련 지원하는 방안 검토 중”


섑스 장관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텔레그래프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훈련 지원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직접 교관들을 보내는 방안을 포함해 적극적인 군사훈련 지원 방안을 군 수뇌부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지난달 29일 영국 솔즈베리 평원에 있는 군사훈련 관련 기지를 방문해 패트릭 샌더스 육군참모총장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직후에 나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섑스 장관은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훈련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같은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솔즈베리 평원에 있는 훈련소에서 우크라이나 신병들을 지난해 7월부터 교육해 왔다. 지금까지 2만6500명의 우크라이나 신병이 이 훈련소에서 훈련받았고 이 훈련소를 거친 우크라이나 병력은 올 연말게 3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섑스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즉각적으로 반향을 일으켰다. 비록 군사훈련 지원 목적이라고 한정했으나,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하는 서방국 가운데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직접 병력을 보내는 방안을 언급한 것이기 때문이다.

영국 스스로는 물론 영국이 주요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차원에서도 간접적인 군사 지원 외에 우크라이나에 직접 병력을 파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전시킬 수 있는 우려 때문에 극히 신중한 행보를 보여왔다.

수낵 총리 “사실과 달라” 해명


그러나 수낵 총리는 텔레그래프 보도가 나온 직후 영국군 파병 검토는 사실과 다르다며 즉각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그는 이날 맨체스터에서 열린 보수당 관련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방부 장관이 한 말은 앞으로 언젠가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우크라이나군을 훈련시키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원론적인 차원의 발언이었다”며 당장 영국군이 우크라이나군 병력에 대한 훈련 지원을 위해 우크라이나에 직접 파병될 일은 없다고 밝혔다.

수낵 총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직접 우크라이나군을 훈련시키는 방안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는 일이지 당장 가능한 일은 아니다”라며 “현재 영국군이 전쟁이 한창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에 파병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방부 장관이 그런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뭔가 보도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같은 소식이 나온 뒤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영국군이 교육훈련 지원 차원에서 파병될 경우 러시아군이 이들에게 합법적으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