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통계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가 3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올 10월 20일을 기점으로 양대 앱 마켓(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에서 누적 매출 4000만달러(약 539억원)을 달성했다. 이 기간 동안 국내 양대 앱 마켓 매출 1위를 기록한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며 3~5위는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이 각각 기록했다.
실제 센서타워가 조사한 기간 동안의 매출에서 '나이트 크로우'가 '세븐나이츠 키우기'보다 살짝 밑도는 매출을 기록했는데 게임의 스케일에 따른 제작인원/제작기간 등을 감안하면 소규모 인원이 개발한 '세븐나이츠 키우기'의 '가성비'가 압도적으로 높다.
해당 게임의 매출은 게임사에서 정식으로 공개하기 전에는 쉽계 예상하기 어렵다. 그나마 센서타워 같은 플랫폼이 앱 마켓의 매출을 조사해 근사치에 가깝게 추정하는 형태다.
그렇다면 과거 '나이트 크로우' 출시 시점의 매출은 어땠을까. 다행히 올해 6월 센서타워가 발표한 '나이트 크로우'의 매출 기록을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 4월 27일 국내에 정식 출시된 '나이트 크로우'는 출시 직후 양대 앱 마켓 매출 상위권에 올랐고, 5월 중순에는 두 앱 마켓 모두에서 매출 1위를 찍는 등 대작다운 성과를 냈다.
당시 센서타워는 "'나이트 크로우'가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31일까지 35일간 누적 매출 3500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445억원)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기록은 2023년에 한국에 출시된 모바일 게임 중에서, 출시되고 35일 동안 한국에서 발생한 누적 매출 기준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제작 인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게임 업계 관계자들에게 문의한 결과 '세븐나이츠 키우기' 같은 방치형 게임의 경우 20~30명 정도의 개발인력이 투입왰을 것으로 추정했다. 통상적으로 MMORPG에 100명 이상이, AAA급 대작 MMORPG의 경우 100~200명에 가까운 인원이 제작에 참여하는 점을 고려하면 '세븐나이츠 키우기'의 성과는 그야말로 눈부신 수준이다.
'세븐나이츠 키우기'에 앞서 타 장르의 반란은 계속 발생했다.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 모두 서브컬처 장르다. 서브컬처는 이름 그대로 주류문화가 아닌 '하위문화'를 일컫는 말이지만 게임에서는 소수의 마니아 층을 겨냥한 애니메이션 풍 미소녀 게임을 지칭한다. 그간 서브컬처 게임을 표방한 게임은 상당히 많이 출시됐지만 매출 면에서 최상위권에 오른 게임은 손에 꼽는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 시장이 성장하면서 만화·애니메이션·웹툰·버튜버 등 서브컬처 장르에 친숙한 세대들이 게임 시장에 대거 유입되면서 서브컬처 게임은 더 이상 서브컬처라 부를 수 없을 만큼 시장이 커졌다.
이처럼 서브컬처 게임과 방치형 RPG의 흥행 호조가 이어지자 게임업계에서도 MMORPG 의존도를 줄이고 장르를 다양화하기 시작했다. 당장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 후보에 오른 '승리의 여신: 니케', '세븐나이츠 키우기' 외에도 넥슨 산하 민트로켓이 만든 해양 어드벤처+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와 카카오게임즈의 '에버소울', 넷마블의 '신의 탑: 새로운 세계'도 대한민국 게임대상 후보에 올랐다.
앞서 게임 업계에는 우후죽순 출시되는 MMORPG에 게이머들이 피로감을 느낀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비슷한 세계관과 게임 형식의 대작 MMORPG가 몰려 있으니 매출도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 작품도 여럿 있다. 이에 게임 업계에서는 흥행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MMORPG만큼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서브컬처 게임과 방치형RPG 신작 개발에 더욱 힘을 쏟을 전망이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