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이 15일 한국무역협회의 수출입품목분류체계(MTI) 코드(7461)를 활용해 선박 수출입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까지 수출액은 129억1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1억4400만 달러보다 15.0%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선박 수출액은 159억6100만 달러로 2005년 163억4500만 달러보다 적었는데, 1년이 안 돼 반등한 것이다.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빅3를 중심으로 한 한국 조선사들은 2020년 이후 선박 신조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국인 중국에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수주를 사실상 싹쓸이하는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늘리면서 3년치 이상 일감을 확보했다. 일감이 풍부해지면서 건조를 마친 선박을 선주에게 인도하는 척 수도 늘어나면서 수출액도 동반 증가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조사기관인 클락슨리서치는 인도량 척수와 재화중량톤수(DWT) 및 표준화물선환산톤수(CGT) 수치만 제공하므로, 선박 수출액은 인도 척 수를 금액으로 표시한 것이라고 간주할 수 있다.
4분기를 시작한 10월에도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재 HD한국조선해양의 3개 조선소(HD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이 연말까지 인도할 예정인 선박 수는 11척이며, 한화오션은 20여 척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일정상 인도 척 수는 예년 연말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해 약 40척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4분기 수출액은 지난해 50억 달러 내외로 연간 180억 달러 선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더욱 기대되는 것은 2024년이다. 통상 선박은 수주한 뒤 건조 후 인도까지 1년 반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는데, 2021년 중반 카타르에서 대거 수주한 LNG 운반선 인도가 본격화하는 것을 비롯해 높은 선가에 수주한 다른 선박들도 인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빅3 조선사가 3년치 일감을 지속적으로 채워나가고 있어 인도 물량 확대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는 당장 내년에는 선박 수출액 200억 달러 달성을 예약해뒀다. 2017년 292억 달러 이후 7년 만이다. 또한 2025년부터는 300억 달러도 가시권에 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통해 조선산업이 다시금 한국 수출 감소를 일정 수준 희석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연간 수출액이 가장 많았던 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조선‧해운 경기가 급락한 2011년 541억2900만 달러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년여 전부터 착실히 쌓은 든든한 수주 선박을 건조해 인도하면서 수출액도 동반 증가하고 있다”면서 “전체 매출의 95% 이상을 국외에서 달성하는 조선사들은 그 어떤 업종보다 외화 가득률이 높은 업종이므로, 지속적인 수주를 통해 한국 수출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