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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과 혼다가 손을 잡았다. 그동안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던 ‘빅3’의 2·3위 사업체의 제휴다.
시장에서는 독주하고 있는 ‘반 토요타 진영’이 구축되는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9일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앞서 지난 15일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과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은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기차(EV) 분야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닛산과 혼다는 EV 성능을 좌우하는 주요 부품을 공동 개발하는 한편, 차량에 탑재하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제휴를 논의할 것이라고 요미우리, 산케이신문 등 일본 현지 매체가 전했다.
이에 따라 닛산과 혼다는 EV 성능을 좌우하는 주요 부품을 공동 개발한다. 이와함께 차량에 탑재하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제휴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취약한 EV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국의 테슬라, 중국의 BYD를 따라잡겠다는 게 이번 제휴의 복안이다.
이렇게 업계 2·3위인 닛산과 혼다가 손을 맞잡으면서 시장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신흥 해외 브랜드에 대한 대응’과 ‘반 토요타 연합’이 꾸려졌다는 것이 포인트다.
우선 두 회사의 제휴는 공통된 고민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혼다와 닛산의 4륜 사업부문 영업이익률은 각각 4.6%와 5.2%로 토요타(12.5%)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차를 주력으로 하는 스즈키(9%)에도 큰 폭으로 뒤졌다. 높은 수익성을 갖춘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크게 오른 토요타와 인도 사업에서 큰 폭의 성장이 이뤄낸 스즈키에 비해 혼다와 닛산은 신 성장동력의 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혼다와 닛산이 탈탄소 전략의 축으로 삼고 있는 인도에서는 중국 BYD에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BYD는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전체 30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했다. 혼다는 410만대, 닛산은 355만대로 시장에서는 5년 내에 BYD가 두 회사의 점유율을 따라잡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결국 수익 체질의 대폭 개선과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미베 혼다 사장은 "현재 시장은 기술 혁신으로 구조가 파괴되고 있고, 신흥 업체들의 공세는 매우 빠르고 강력하다"라며 "앞으로의 경쟁은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데, 특히 전동화-지능화 영역은 물량 증가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매우 크다"고 강조하며, 닛산과 핵심 부품 등을 공통화해 중국 BYD와 미국 테슬라 등 신흥 세력에 대항할 '물량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닛산 또한 혼다와 생각은 마찬가지다.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은 자본 제휴사인 프랑스 자동차 대기업 르노와 부품 공동구매를 추진해 규모의 효과에 따른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을 높인 바 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르노와 계약이 해지되면서 새로운 파트너로 혼다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으로 두 회사의 제휴는 자연스럽게 지난해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원톱' 토요타를 견제하기 위한 경쟁 체제 선택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토요타는 여전히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에 집중하고 있으며, EV투자는 여전히 소극적이다. 혼다와 닛산이 토요타의 약점을 파고들어 미래 먹거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다만 두 회사의 협업이 의도대로 풀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닛산과 혼다는 전혀 다른 기업 문화로 ‘물과 기름’이라는 평가를 들어 왔다. 특히 기술 측면에서도 닛산은 전기차 기술의 선구자이지만 혼다는 토요타와 비슷하게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이런 구조적 차이점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자동차 대국’의 2·3위의 협업은 제한적일 가능성도 있다.
향후 두 회사는 워킹그룹을 구성해 협업할 대상 상품과 서비스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우치다 닛산 사장은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