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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조 맡을 줄 알았더니…‘네옴’ 사업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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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조 맡을 줄 알았더니…‘네옴’ 사업 지지부진

국내 건설사, 2021년부터 3년간 네옴 수주 2600억원대 그쳐
민간투자협력사업이 원인…자금조달 어려워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더라인(The Line)' 사업 조감도. 사진=네옴시티이미지 확대보기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더라인(The Line)' 사업 조감도. 사진=네옴시티
수주 잭팟이라 불리던 네옴 프로젝트의 국내 건설사의 수주 실적이 생각보다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건설업계는 네옴 프로젝트의 기대감을 접고 기존에 진출했던 외국 시장에 다시 집중하는 모습이다.

18일 해외건설협회에서 발간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3년 전인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협회에 신고된 네옴 관련 공사는 총 5건으로 총수주금액이 2억달러(2665억원)에도 못 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11월 이 프로젝트를 소개하기 위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방한하고 지난해 10월 윤석열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아 화답하는 등 수십조 원의 수주 열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에 비해 매우 저조한 실적이다.

구체적인 수주 내역은 한미글로벌의 더 라인 특별총괄프로그램관리(e-PMO) 용역(233만3000달러), 유신의 스파인 박스 러닝터널 상세설계 제4·5공구(537만달러), 서진테크의 스파인 터널 지반 개량 굴착공사 1차(495만3000달러) 및 2차(91만8000달러), 현대건설의 네옴~얀부 525㎸ 초고압 직류 송전선로 건설 사업(1억4500만달러)다.
이마저도 지난해 10월 말 서진테크의 굴착공사 수주 이후에는 이렇다 할 수주 소식도 없는 상황이다.

대우건설의 경우 지난해 10월 10억달러 규모 옥사곤 두바(Duba) 항만 확장 공사 2차 입찰에서 탈락한 것을 끝으로 네옴 프로젝트에 대한 이렇다 할 움직임은 없다. GS건설 등도 현재 네옴에 뛰어들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건설업계는 네옴 프로젝트에 이렇다 할 수주를 따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가 네옴 프로젝트 방식을 민간투자협력사업(PPP)으로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우디는 막대한 규모의 네옴 프로젝트를 자체 자금으로 모두 소화할 수 없어 국외 자본의 투자를 동반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자금난을 겪는 국내 건설사들이 네옴 사업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같은 상황 속에 건설사들은 기존 주력 시장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하고 있는 네옴 프로젝트는 분명 큰 시장인 것은 맞지만 사업 조건이 까다로워 수주를 따내기 쉽지 않다"며 "건설사마다 오랜 시간 공들여 온 지역이 있어 굳이 네옴 프로젝트에 연연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 역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이후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은 사실“ 이라면서도 ”실제 본 계약을 체결한 건설사는 많지 않았고 중동시장의 경우 유가 변동 등 불확실성이 많은 반면 아시아, 미국 등 기존에 사업을 전개하던 지역은 다른 변수가 적어 비교적 안전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보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mtollee12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