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그룹 측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이날 정기 주주총회를 각각 개최해 사면 변경 안건을 의결했다.
양사는 2022년 12월 그룹이 공식 명칭을 ‘HD현대’로 변경한 이래 외부 컨설팅과 사내 공모 등 회사명 변경에 대한 오랜 검토 작업 끝에 새 이름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삼호 - ‘삼호’ 브랜드 가치에 그룹과 정체성 공유 차원
현대삼호중공업 측은 “글로벌 신조 시장에서 기존 현대삼호중공업이 가지고 있던 브랜드 가치 제고와 그룹과의 기업 정체성을 공유해야 한다는 점을 최우선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상호 변경은 2002년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이 1999년부터 한라그룹의 부도로 채권단 관리에 있던 삼호중공업을 위탁경영하던 삼호중공업을 공식 인수하고 그 이듬해 회사명을 ‘현대삼호중공업’으로 바꾼 이후 21년 만이다.
HD현대삼호는 중국과의 경쟁으로 한계 상황에 봉착하고 있는 조선산업의 미래 시장 대비를 위해 신사업과 신선종에 대한 탐색과 발굴에 적극 나선다.
또, 인공지능(AI)과 로봇, 디지털 전환 등 지속적인 혁신 노력을 통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원가경쟁과 인력난도 대응할 계획이다.
신현대 HD현대삼호 사장은 “회사명 변경을 기점으로 창업정신으로 돌아가 기술과 환경, 디지털이 융합된 혁신과 창조의 역사를 일궈 100년 기업의 토대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HD미포 - ‘조선’ 때고 엔지니어링 사업 확대
HD미포는 새로운 사명이 ‘인간이 가진 역동적인 에너지(Human Dynamics)로 인류의 꿈(Human Dreams)을 실현하겠다’는 그룹명인 HD현대를 붙여, 그룹 비전과 정체성을 일치시켰다고 강조했다.
또 사명에서 ‘조선’을 떼어내고 전통 제조업 기반에서 벗어나 탈탄소화, 디지털화 등 변화된 산업 환경에 맞춰 엔지니어링 중심 미래 지향적인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1975년 4월 28일 ‘현대미포조선소’이란 이름으로 설립된 HD현대미포는 초기 선박 수리와 개조 사업을 통해 성장을 거듭했고, 1994년 ‘현대미포조선’으로 사명을 변경한 데 이어 신조선 사업으로 전환, 현재 중소형 선박 건조 분야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섰다.
30년 만에 이름을 다시 변경한 HD현대미포는 선박 건조 사업에서 나아가 해양 모빌리티 분야의 설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특히, 설계부터 생산까지 데이터 일관화를 통해 생산 공정과 방식에 획기적인 전환을 이끄는 디지털 제조혁신(Digital Manufacturing, DT)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동시에, 전기추진 선박을 비롯해 암모니아추진선,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액화수소운반선 등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차세대 선박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김형관 HD현대미포 사장은 “이번 사명 변경을 계기로 창업 정신을 계승하면서 해양 모빌리티 분야에서 미래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해내는 선도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다”고 말했다.
‘ONE HD Hyundai’ 기반 마련, 이해관계자에 전파해야
두 회사의 사명 변경으로 HD현대 브랜드 통합 작업인 ‘원 HD현대(ONE HD Hyundai)’의 바탕이 마련됐다.
HD현대그룹은 사업부문별로 △조선해양 부문은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HD미포, HD삼호, HD마린솔루션, HD이엔티, 아비커스 △에너지 부문은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케미칼, HD현대쉘베이스오일, HD현대오씨아이, HD현대코스모,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에너지솔루션 △기계‧로봇 부문은 HD현대사이트솔루션,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로보틱스 △기타 서비스 부문 HD현대스포츠, 씨마크서비스 등으로 구성됐다.
브랜드 통합은 국내보다 해외시장을 염두해 진행한다. 넘쳐나는 기업들로 구분이 쉽지 않은 가운데 그룹 계열사의 사명이 다르다면 그만큼 브랜드를 기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적어진다. 또한 검색 사이드 등을 통해 기업을 찾아볼 경우 공통된 단어로 엮여 있으면, 더 자세한 검색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에 따라, LG와 GS, LS, 등 범 LG가 그룹들은 초기부터 브랜드 통일화를 추진해왔고, 포스코와 두산. 한화 등의 기업도 대표기업 사명을 기초로 사명을 변경했다. 범 현대가에서도 HD현대 이외에 한라그룹도 ‘HL’로 통일했다.
브랜드 통일은 그룹 일체화를 위한 1차 작업이다, 이후에는 그룹 계열사에게 일체감을 줄 수 있는 정신적‧심리적 통일을 이뤄야 한다. 이렇게 도출한 일체감을 협력사와 고객사 나아가 지역과 사회 등 그룹과 궤를 같이하고 있는 이해관계자들에게 전파하고, 그들을 우군으로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