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소셜미디어에서 쫓겨난 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만든 보수 성향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되면서 대박을 터뜨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트루스 소셜의 모기업인 트럼프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TMTG)은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각), 전날 트루스 소셜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인 디지털월드애퀴지션과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데뷔했다.
트럼프의 사실상 개인 사업체인 TMTG는 각종 사법 리스크로 11월 차기 대통령 선거 가도에 정치자금 차원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트럼프가 탈출구를 마련하기 위해 트루스 소셜의 상장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상장 첫날부터 대박을 터뜨려 이목을 끌고 있다.
트럼프의 이니셜을 딴 ‘DJT’라는 종목코드로 첫날 거래를 시작한 TMTG의 주가가 장중 한때 50% 넘게 뛸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CNN에 따르면 이는 정상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NN “트루스 소셜 높은 기업가치, 근거 약해”
CNN은 “월가에서는 TMTG의 상장 후 기업가치를 110억 달러(약 14조7800억 원) 수준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라면서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평가를 현실과 전혀 거리가 먼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 방어에 들어가는 각종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TMTG의 현금 사정이 갈수록 위험 수위를 치닫고 있는데다 TMTG의 핵심 사업인 트루스 소셜의 이용자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TMTG 주가가 상장 후 치솟는 현상은 매우 비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기업공개(IPO) 전문가로 유명한 제이 리터 미국 플로리다대 워링턴 경영대학 교수는 CNN과 인터뷰에서 “주가를 떠받칠 펀더멘털과는 전혀 관계없이 주가가 치솟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리터 교수는 “TMTG 주식은 현재 주당 58달러(7만8000원) 수준인데 실제로는 2달러(약 2700원) 정도면 충분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TMTG 주가가 지나치게 과평가됐다고 진단하는 이유에 대해 “TMTG의 핵심 사업체인 트루스 소셜의 기업가치가 전혀 높게 평가되지 않는 상황에서 TMTG가 앞으로 사세를 확장시켜 고수익을 내는 기업으로 발전할 것으로 볼 근거가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리터 교수는 “TMTG는 상장 후 끌어모은 자금을 전부 소진한 뒤 결국 2달러 선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트루스 소셜 대비 160배 많은 매출 올린 레딧보다 높은 기업가치
바로 앞서 상장돼 대박을 터뜨린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사례를 보더라도 TMTG의 사례는 비정상적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주 기준으로 레딧의 기업가치는 64억 달러(약 8조6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TMTG가 무려 100억 달러(약 13조4000억 원)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은 터무니 없다는 얘기다.
터무니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매출의 현격한 차이 때문이다.
TMTG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기록한 매출은 340만 달러(약 45억7000만 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해 전체로 보면 500만 달러(약 67억2000만 원)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레딧의 경우는 이보다 160배나 많은 8억400만 달러(약 1조800억 원)의 매출을 지난해 올렸다. 기본적인 매출 측면에서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현격한 차이가 두 기업 사이에 있다는 얘기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