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공급관리자협회(ISM) 3월 서비스업 지표가 예상치를 밑돌자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기대감 속에 달러 매도세가 증가했다.
제프리스 파이낸셜그룹의 글로벌 외환 책임자인 브래드 벡텔은 블룸버그에 ”수치가 높게 나올 것으로 (달러화) 가격이 책정됐던 것 같다“면서 ”오늘 ISM 보고서는 미국 경제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 경제의 활력을 일부 앗아갔다“고 말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0.5% 하락한 104.25를 기록했다.
이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 이전에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향해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싶다는 최근 입장을 되풀이했다.
코르페이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칼 샤모타는 ”어조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파월 의장이 시장 참가자들에게 연초의 지표를 살펴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플레이션과 성장 추세를 평가하라고 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주 초반 달러화는 견고한 미국 경제지표 발표가 이어지자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까지 상승한 바 있다.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약 70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연준이 3월 ‘점도표’에서 시사한 75bp 인하 예상보다 낮은 수치다.
달러는 엔화에 대해서도 초반의 상승 폭을 내줬다. 뉴욕장 초반 151.95엔까지 상승했던 달러/엔 환율은 ISM 지표 발표 이후 151.66엔으로 되밀렸다.
일본은행(BOJ)이 지난달 17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했지만, 추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겠다고 밝힌 뒤 엔화는 계속 하락 압력에 직면해 있다. 엔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한 일본 당국의 개입 경계감 속에 그나마 달러/엔 환율은 152엔을 앞두고 추가 상승은 막히고 있다.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 전략가는 "개입 여부와 관계없이 달러/엔 환율이 152엔을 넘어서면 시장은 더 대담해질 것“이라며 ”사람들은 155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0.6% 상승한 1.0834달러에, 파운드화는 0.58% 상승한 1.2652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 3월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다만 시장이 이미 ECB의 6월 인하를 확신한 가운데 환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