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좌충우돌식 리더십이 내달로 다가온 연례 주주총회에서 심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왔다.
안으로는 자신의 역대급 성과급에 대한 강한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고 밖으로는 전세계 출하량이 4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드는 악재가 겹쳐 발생하고 있어서다.
◇테슬라 최대 개인투자자 레오 코관, 머스크 성과급 반대
21일(현지시각) 미국의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머스크 CEO에게 무려 550억 달러(약 75조7000억 원)의 천문학적 성과급을 주기로 한 테슬라 이사회의 결정에 대해 테슬라 3대 주주가 반기를 들고 나섰다.
코관은 지난 2022년에도 머스크가 개인회사로 인수한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대격랑에 휩싸이면서 테슬라 주가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주자 머스크의 퇴진론을 꺼내든 바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난 중국계 미국 기업인인 코관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SHI 인터내셔널’이라는 비상장 IT 기업을 전 부인으로 알려진 한국인 이태희씨와 공동창업한 인물이다.
머스크를 개인적으로 열렬히 지지하기 때문에 테슬라 주주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사이에 머스크 지지자에서 머스크 비판론자로 입장이 바뀐 셈이다.
◇6월 연례 주주총회, 머스크에 대한 중간 평가장 될 듯
코관의 행보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머스크에 대한 파격적인 성과급을 미국 법원이 무효화시켰으나 테슬라가 오는 6월 열릴 예정인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해 머스크에 대한 성과급 지급안을 종래의 수준으로 부활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코관은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코관의 목소리는 어느 주주보다 크기 때문이다.
일렉트렉은 “개인투자자로서는 머스크 CEO와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에 이어 세 번째 대주주이지만 코관이 그동안 테슬라에 투자한 돈을 기준으로 하면 35억 달러(약 4조8000억 원)에 달해 실질적으로는 테슬라의 최대 개인투자자”라고 전했다.
테슬라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사건을 심리해온 미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의 캐슬린 맥코믹 판사는 지난 1일 내린 판결에서 “테슬라 이사회가 지난 2018년 머스크 CEO에 대한 560억 달러 규모의 성과급을 승인해준 것은 공정하지 않은 처사였다”며 테슬라 이사회의 머스크 CEO 성과급 승인 자체가 법적으로 무효라고 결정한 바 있다.
일렉트렉은 “코관 뿐 아니라 머스크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을 품은 주주들이 상당수이기 때문에 다가오는 연례 주주총회는 머스크 CEO에 대한 중간 평가의 자리가 될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라고 전했다.
◇파격적 인하 조치의 배경
가디언에 따르면 테슬라의 판매 전략에서도 심상치 않은 난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 시판 중인 5개 전기차 모델 중 모델Y, 모델X, 모델S 등 3개 모델의 가격을 지난 19일 인하한 데 그치지 않고 해외 시장에서도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이뿐 아니라 구독료 기준으로 원래 1만2000달러(약 1700만원)였던 완전자율주행(FSD) 옵션의 가격도 8000달러(약 1100만원)로 파격 인하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전기차 수요가 둔화된 가운데 후발업체들의 맹추격이 가속화되고 있고 판매 실적도 최근 들어 눈에 띄고 감소하고 있는데 대한 불가피한 대응으로 분석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