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모델 가격 할인으로 시장과 타협을 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저가모델 출시를 통해 확실한 주도권을 다시 잡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최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테슬라가 가격인하와 저가모델 출시 등 양면작전을 추진키로 함에 따라 글로벌 전기차 가성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머스크 CEO가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업계는 테슬라가 저가형 새 모델 출시 의지를 내비쳐온 만큼 모델2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델2가 기존 테슬라 모델과 얼마나 다른지 등 자세한 내용도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은 기존 모델보다 저렴한 버전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테슬라뿐만이 아니다. 국내 기업인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신규 라인업을 보급형으로 꾸려 시장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고급형 모델로 인지도를 향상시킨 만큼 이후 시장에는 보급형 모델을 통해 고객을 모집할 계획인 것으로 추측된다.
반면 타 브랜드는 가격인하를 통해 시장 확대를 노리는 모습도 보인다. 추가 모델의 신규 개발보다 기존 모델의 이윤을 줄여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박리다매 형태로 시장 저변을 확대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 밖에 타 브랜드와의 연합을 통해 생산공정을 간소화해 저가모델 출시를 준비하는 기업도 전해진다. 협상이 타결되지는 않았지만, 독일 폭스바겐과 프랑스 르노그룹이 협력해 저가모델을 출시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나아가 폭스바겐은 전기차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국 공장에서 제작된 ID.3 모델을 세계 시장에 판매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중국 부품으로 현지에서 생산된 ID.3의 저렴한 원가를 활용한 것이다.
지난해 7월부터 중국 시장에서 ID.3를 16%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유럽 시장에서는 올해 2월부터 출고가를 최대 30%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미국 포드는 머스탱 마하E의 가격을 1000만원가량 할인에 들어가며 시장 볼륨 확보에 노력 중이다. GM도 미국 시장에서 7500달러의 자체 할인을 통해 시장 볼륨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성장 둔화기(캐즘, Chasm)에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며 “점유율 상위 업체들이 저가 경쟁에 돌입하며 당분간 저가모델의 출시 소식과 가격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