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최근 전 직원의 10%를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해고 대상자들 사이에서는 분개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테슬라의 감원 조치 자체 때문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행과는 거리가 먼 비상식적인 수준의 퇴직금을 테슬라가 준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테슬라, 근속기간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두달치 월급’ 명퇴금 지급
27일(이하 현지시간) 자동차 전문매체 잘롭닉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4일 해고 대상자들에게 해고 사실을 통보한 직후 테슬라는 간단한 내용의 명예퇴직금 지급 계획을 이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용이 간단한 이유는 퇴직금 지급액이 일률적이었기 때문이다. 직급이나 근속기간과는 전혀 상관없이 모든 해고 대상자들에게 일률적으로 두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퇴직금만 주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모든 해고 대상자들에게 오는 14일까지 받을 임금만 명예퇴직금 명목으로 주기로 테슬라 경영진이 결정한 것.
잘롭닉은 “테슬라에서 근무한 기간이 몇달 밖에 되지 않는 직원이나 몇 년 동안 일한 직원이나 따지지 않고 무조건 두달치 월급만 일률적으로 주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해고 대상자들은 분개하는 분위기”라면서 “이래서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뒤늦은 후회를 하는 목소리가 해고 대상자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가 두달치 월급만 주기로 한 의도
잘롭닉에 따르면 테슬라가 일률적으로 두달치 월급만 주기로 한 배경에는 현행 노동관계법의 위반에 따른 사법처리 가능성을 교묘하게 피해나가기 위한 의도가 숨어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노동관계법이란 미국 연방법률인 ‘근로자 조정 및 재교육 통지법’을 말한다. ‘WARN법’으로도 불리는 이 법에 따르면 상시근로자를 100명 이상 둔 사용자가 공장폐쇄나 대량해고 등의 조치를 취할 경우 해고된 근로자가 실직에 적응하고 구직에 필요한 재교육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60일 전에 미리 해고를 통지하는 것이 미국에서는 의무화돼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해당기업은 집단소송을 당할 수 있다.
잘롭닉은 “테슬라가 60일에 해당하는 급여를 명예퇴직금으로 제공한 것은 해고 대상자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라고 전했다.
이 법을 위반했다는 논란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어도 두달치 월급을 미리 주는 형식으로 해고를 한 것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기도 애매하다는 것.
게다가 사용자가 해고 대상자들에게 명예퇴직금을 줄 때는 퇴사 이후 소송을 제기하기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도록 사용자가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퇴직금을 챙기려면 해고 대상자들 입장에서는 울며겨자먹기로 각서를 쓸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