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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 넘치는 미분양 주택 해소 나서…과잉지원은 결국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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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 넘치는 미분양 주택 해소 나서…과잉지원은 결국 '독'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이 상하이에 건설 중인 주택 개발 현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이 상하이에 건설 중인 주택 개발 현장. 사진=로이터
중국 정부가 넘쳐나는 미분양 아파트 문제 해결에 나섰다. 하지만 새로운 거품을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중국의 미분양 주택은 미국 캘리포니아와 뉴욕의 모든 가정을 합친 것과 맞먹을 정도로 많다. 중국은 막대한 현금을 투입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주택 버블'을 재점화할 수도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7일 지방 정부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아파트를 매입하여 저렴한 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국유기업의 주택 구매를 위한 420억 달러(약 56조9310억 원) 규모의 대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주택 시장 지원책을 발표했다.

투자자들은 즉각 반응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를 추적하는 항셍 본토 부동산 지수는 17일 5% 상승했다. 중국 공산당 최고 정책 결정 기관이 지난 4월 회의 후 성명에서 "기존 주택 재고를 소화하라"는 문구를 언급한 이후 이 지수는 18% 상승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5년 주택 시장 침체기에는 '판자촌 재개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지방 정부는 국영 정책 은행의 대출을 통해 현금 보조금을 지급하여 재개발 지역 주민들이 새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판자촌 개개발 프로그램'은 주택 감소를 막는 데는 성공했지만, 주택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면서 개발업체들이 공격적으로 대출을 받기 시작했고, 결국 2020년에는 정부가 개발업체 부채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호황기에는 주택 착공이 완공보다 훨씬 앞섰고, 그 격차는 2019년과 2020년 모두 거의 10억 평방미터(108억 평방피트에 해당)에 달했다.

이후 중국의 주택 판매량은 급감했고, 수많은 부동산 개발업체가 파산했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아파트를 완공하기에 충분한 현금을 확보하지 못했고, 그 중 상당수는 이미 선분양된 상태였기 때문에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주택 구매자들은 부동산 투자를 꺼리게 되었고, 개발업체들은 자금난에 시달리며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중국 정부가 시장의 주택 과잉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지만,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데 다가 과잉 지원이 자칫 또다시 주택 버블을 낳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17일 발표에서 이 프로그램의 규모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골드만 삭스는 작년 말 기준으로 약 4조 달러(약 5422조 원)의 주택 재고가 있다고 추정했고,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정상 운영으로 돌아가려면 약 4000억~6000억 달러(약 542조2000억~813조3000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주택 중 일부를 저렴한 주택으로 전환하면 재고 주택의 일부를 소화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JP모건은 이 조치를 통해 신규 공공 임대 주택의 30%를 공급할 경우 약 620억 달러(약 84조 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정부가 주택 구매자에게 다시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고 또 다른 거품을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다. 중국 지도자 시진핑 주석과 그의 경제 고문들은 주택 부문의 과잉 공급을 오랫동안 비난해 왔기 때문에 이러한 가능성을 간과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충분한 지원과 과도한 지원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중국은 주택 과잉이 현재 부동산 문제의 핵심 문제라는 점을 정확하게 파악했지만, 투자자들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