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은 이날 “미국 노동시장이 중요한 이정표에 이르렀다”면서 “4월 구인 건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마침내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팬데믹 이전에 구인 건수는 700만 건 언저리였다. 4월 JOLTS 보고서가 나온 뒤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이사가 2022년 중반에 제기했던 '베버리지 곡선(Beveridge Curve)'이 옳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연준 내 매파로 불리는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는 데 필요한 노동시장 냉각이 실업률 상승 없이 빈 일자리가 줄어들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올해 4월 구인·이직보고서는 노동 공급을 보여주는 실업률과 노동 수요를 나타내는 빈 일자리율(구인율)이 반비례 관계에 있다는 '베버리지 곡선'이 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로이터가 강조했다. 통상 실업률이 하락하면 빈 일자리는 늘어난다는 게 정설이었다.
미국의 지난 4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4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2.8% 상승해 전월치와 같았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수치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모두 포함한 4월 PCE 가격지수도 전월 대비 0.3% 상승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2.7% 상승했다. 연준은 근원 PCE 지수 2%를 물가 목표치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베버리지 곡선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팬데믹 당시인 2022년 봄에 미국 구직자 1명당 비어있는 일자리가 2개를 넘었다. 올해 4월에는 이 수치가 1.24개로 내려갔다. 이는 팬데믹 이전 수준이다.
연준은 물가 압박 없는 적정 실업률을 4%로 보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은 4월에 3.9%를 나타냈다. 미국 가계의 실질 가처분소득이 지난 1년간 소폭 상승하고, 팬데믹 기간 늘어났던 현금도 바닥을 드러내면서 저축률이 1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는 7일 발표할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과 실업률 등 새 일자리 보고서가 향후 노동시장의 방향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이 보고서가 나오면 노동시장 정상화 여부가 확실하게 판명 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