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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 둔화에 상하이 구리 재고 4년 만에 최고…공급 과잉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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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 둔화에 상하이 구리 재고 4년 만에 최고…공급 과잉 심화

중국의 경기 둔화에 구리 재고가 4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경기 둔화에 구리 재고가 4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사진=로이터
중국 경제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구리 공급 과잉이 심화되고 있다. 제조업체들이 수요를 줄이면서 상하이 창고 재고는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상하이 선물 거래소 창고의 구리 재고는 이번 달 약 33만 톤으로 2020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정신 퓨처스의 장 지푸 수석 애널리스트는 "과잉 금속이 단순히 소비될 수 없다"며,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로 전선 및 케이블 제조업체들이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건물 건축 시 전기 배선, 배관 및 가전제품에 널리 사용되는 구리는 부동산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구리 재고 증가는 지난달 미국 주도의 투기적 거래 열풍으로 구리 가격이 톤당 1만1000달러(약 1520만 원)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수요가 감소한 미국 산업 부문의 취약성을 보여준다.
세계 최대 금속 거래소와 연결된 창고의 재고는 시장 상황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시장이 과잉 공급되면 재고가 쌓이고, 수요가 많으면 재고가 줄어든다.

BNP 파리바의 데이비드 윌슨 원자재 전략가는 "중국의 구리 제조업체들은 수요 둔화와 글로벌 가격 급등으로 자체 비축량을 줄이고 시장에서 구매를 보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리 재고 증가는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제조업 및 신용 활동 부진을 반영하며, 중국 정부가 가계 소비를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4주 동안 구리는 중국 수요 약세로 인해 13% 하락한 톤당 9600달러(약 1326만 원)를 기록했다.

중국의 상황과 달리 트레이더들은 글로벌 구리 재고가 여전히 위험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며 며칠 치 소비량만 남아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가격 급등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중국 시장 약세로 인해 상하이로 인도되는 구리가 글로벌 벤치마크 가격보다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최근 중국 구리 가공업체들이 다시 구리를 구매하기 시작하면서 지난 2주 동안 재고가 소폭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리 비축량 증가는 전 세계적인 제련소 공급 과잉으로 인해 구리 산업이 직면한 격변을 시사한다. 인도네시아, 인도, 콩고민주공화국이 중국에 이어 조만간 제련 용량을 크게 늘릴 예정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억눌린 수요로 인해 구리 가격이 하반기에 상승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런던에 본사를 둔 금속 중개업체 AMT의 다니엘 스미스 리서치 책임자는 금속을 매수하던 펀드 중 일부가 약세로 돌아서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를 시작하면 올해 가격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