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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감동을 주는 음악이야기(4)] 성시경의 '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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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감동을 주는 음악이야기(4)] 성시경의 '거리에서'

가수 성시경.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가수 성시경. 사진=뉴시스
얼마 전 뉴스에서 일본 술집 취업을 위해 비행기를 탔다가 일본 출입국 사무소에 잡힌 한국 여성들에 대한 보도를 접했다.

같이 식당에서 뉴스를 보던 일행은 그들을 향해 "돈 벌러 그곳까지 가서 나라 망신을 시키냐"며 비난했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나라 망신이 아니라 나라가 잘못한 거다. 여성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좋은 취업 환경을 어느 정도는 만들어 줬어야 했다.

더 큰 잘못은 한국 남성들이다. 최소한 술집에 가서 일하러 나온 그녀들에게 좀 더 인격적인 대우를 했어야 한다.
자신들의 딸이나 여동생들은 그렇게 아껴주면서 경제적 이유로 자존심을 집에 두고 나온 그녀들에게 어떻게 대했는지는 자신들의 뇌에 저장되어 있을 것이다.

일본인들의 남을 먼저 배려하라는 가정과 학교에서의 교육은 질서 유지와 단결력, 나아가서는 주위에 대한 사랑으로 평생 이어진다.

그러므로 한국에서는 이해되지 않는 일본의 문화 혹은 사회 현상들이 있다.

일본 팬은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신인 가수들의 공연에서도 격려하는 차원에서 음반이나 사진첩 등을 일부러 사 준다. 거기다가 공연을 마치고 가수들이 타고 온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힘내라고 배웅해 준다.

시간과 돈이 남아돌아서가 아니다. 예의와 배려가 의식 속에 깊이 박혀 있는 것이다.

영화도 보고 나서 DVD를 사서 자주 보지 않더라도 기념하는 경우가 많다. 그 마음의 이면에는 팬심도 있지만, 고생해서 만들었으니 뭐라도 도와주자는 생각이 강하다.

칼럼 자문인 김흥도 감독은 일본에서 지원받아 히로시마 지역에서 '사랑 달리다'라는 영화를 촬영했다고 한다.

촬영 시 일본 방송국들의 뉴스 카메라가 많이 나와 취재 경쟁이 있었다고 한다.

이유를 알고 보니 영화 자체 홍보를 위한 뉴스가 아니었다.

일본에서 촬영된 영화가 다른 나라에 개봉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므로 예산 지원을 했다는 일본 정부의 역할을 홍보하기 위한 내부 결속용이었다고 한다.

조선 시대에 당시 선진 문물을 배우기 위하여 일본에서 성대히 사신들을 초대하여 대접한 조선 통신사만 해도 그렇다.

일본은 민족의 자존심보다는 자세를 낮추고 구성원들의 발전을 소중히 하는 것 같다.

오히려 열등함을 인정하고 남에게 배우려는 자세를 후손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조선 통신사 일행들을 극진히 대접한다. 심지어 지금에도 일본 최대의 축제 중 하나로 조선 통신사 일행이 지나간 거의 전 지역에서 상당한 기간 동안 "마쓰리"를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성대히 할 것이라고 한다.

반면 우리는 조선 통신사들이 당시 우수한 문물을 전하고 남에게 가르쳐 준 자랑스러운 사실을 일본인들만큼은 기념하지 않는다.

사랑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자존심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랑을 하게 되면 사랑도 부서지고 결국 이기롭지 않게 된다.

반대로 이타적인 사랑을 하면 사랑도 성공하고 그 사랑이 다시 돌아와 이기롭게 된다.

일본은 어떤 선각자로부터 배웠는지 모르지만 나름 사회 분위기가 그렇다. 일본을 알고 분석해서 '극일'하자는 것이지 '친일'은 결코 아니다.

김흥도 감독은 이기적인 사랑에서 벗어나 이타적인 사랑으로 가는 사랑의 형태를 영화로 표현한다.

한국의 유흥주점에서 아가씨와 웨이터로 만난 남녀 커플이 등장한다. 여자는 과음한 자신을 걱정하고 챙겨주는 웨이터와 사랑에 빠진다.

그가 궁핍한 현실을 타개해 보려고 일본 유학을 결심하자 그녀도 따라 나선다. 하지만 일본에서 청춘 남녀가 자리를 잡기는 생각보다 힘들었다.

그는 그녀를 다시 일본 유흥업소에서 일하게 하고 심지어는 더 나쁜 생각까지 하게 된다.

그녀는 알면서도 그를 위해서 참는다.

그는 그러던 중 엄마 병을 고치러 온 늦깎이 아저씨 유학생을 일본 의사와 통역해 주는 알바를 하게 된다.

중간에서 3자 통역하던 중 그는 늦깎이 유학생의 엄마에 대한 사랑을 통역하면서 크게 자신의 행동을 뉘우친다.

그는 자신만 믿고 따라온 그녀에게 사과하고 성장한 모습으로 다시 그녀에게 돌아온다.

지금 여러분들이 하고 있는 사랑도 이기적인 사랑이 아닌지 돌아볼 때이기도 하다.

인간의 각성과 영적 업그레이드는 번개 치듯 한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가 아니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영상 스토리에 걸맞은 노래로는 성시경의 '거리에서'를 추천한다.

날 부르는 목소리에 돌아보면
텅 빈 거리 어느새 수많은 네 모습만 보여

내가 알지 못하는 머나먼 곳으로 떠나 버린 후
내 가슴속엔 네 모습 아직도 남아 있어

사랑했던 기억들이 너무나 아름다워
차마 너를 잊지 못하고 혼자 남아 있어

그리움이 눈물되어 흐를 때면
텅 빈 거리 어느새 수많은 네 모습만 보여

내가 알지 못하는 머나먼 곳으로 떠나 버린 후
내 가슴속엔 네 모습 아직도 남아 있어

사랑했던 기억들이 너무나 아름다워
차마 너를 잊지 못하고 혼자 남아 있어

그리움이 눈물되어 흐를 때면
텅 빈 거리 어느새 수많은 네 모습만 보여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