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인센티브 부족으로 인텔·LG화학 투자 놓쳤다

베트남이 LG화학과 인텔 등 다국적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지 못한 이유가 담긴 문서가 공개됐다. 이들 기업이 투자에 필요한 정부 지원 등을 요청했지만 베트남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수십억 달러 투자를 놓쳤다는 설명이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는 베트남 기획투자부 문건에 담긴 내용 중 일부를 공개했다. 문건에 따르면 LG화학은 배터리 사업과 관련해 베트남 정부에 투자 비용 중 30%를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인도네시아로 향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도 베트남에 33억달러(약 4조56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제안하면서 투자 비용의 15%를 현금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프로젝트를 폴란드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베트남 기획투자부는 문서에서 “최근 많은 대형 다국적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왔으나 베트남의 투자지원 규정이 부족해 다른 국가로 옮겨가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은 외국인 투자 기업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다. 많은 다국적 제조기업들의 생산기지인 베트남은 전체 수출 중 외국인 투자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에 이른다.

문건엔 오스트리아 반도체 제조업체 AT&S와 삼성전자도 베트남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발길을 돌렸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일부 생산 시설을 인도로 이전하고 있으며 AT&S는 말레이시아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로이터는 베트남에선 올해부터 글로벌 최저 법인세(최저한세) 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외국기업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게 되면서 기업들이 베트남의 인센티브 지원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