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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프랑스 총선 돌풍… RN 르펜 인물 프로필 vs 유럽 극우 국수주의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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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프랑스 총선 돌풍… RN 르펜 인물 프로필 vs 유럽 극우 국수주의 대전환

르펜 프랑스 제 1당  RN 대표이미지 확대보기
르펜 프랑스 제 1당 RN 대표
프랑스 총선에서 극우정당인 RN(국민연합)이 대 약진을 했다.

국민연합( Rassemblement National0은 1972년 장 마리 르펜이 설립한 프랑스의 정당이다. 우익 대중주와 국수주의 내셔널리즘을 내걸고 있다. 2000년대 이후 유럽의회와 프랑스 하원 에서 의석을 차지하면서 영향력ㅇ르 행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국민전선(Front National)으로 불렸으나 2018년 3월 11일 당 대표 마린 르펜이 당명을 '국민연합'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결국 그해 전당대회에서 80.81% 득표로 '국민연합'으로 변경되었다.
2002년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을 낙선시키고 자크 시라크와 2차 결선 투표에 진출한 바 있다. 국민전선 후보가 대선(大選) 결선 투표에 나온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초대 대표 장마리 르펜과 1995년부터 10년간 당의 2인자였던 브르노 골니시는 홀로코스트 부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2011년 장 마리 르 펜 전 대표의 딸 마린 르 펜이 새 대표가 되었다. 2015년 홀로코스트 관련 망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장마리 르 펜은 당 대표인 막내딸 마린 르 펜에 의해 퇴출당했다. 지금은 조르당 바르델라 유럽의회 의원이 대표을 맡고 있다>

국민연합의 기본 강령은 1) 낙태를 살인으로 이해하여 반대하는 로마 가톨릭 교회의 교리를 지켜내는 전통적 가치 복원 과 2) 외국인 이민 제한 3) 프랑스 주권 강화 4) 사형제 부활 그리고 5) 관세 유지 등이다. 장 마리 르펜 대표는 국민전선의 정책을 '외교는 우파, 경제는 좌파'라고 칭한 적이 있다. 국민전선은 경제의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면서 트로츠키주의자들을 흡수해 급속하게 지지율이 상승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2022년 6월 총선을 치른바 있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2027년 새 의회를 구성해야 한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러나 지난달 9일 유럽의회 선거 결과 극우 국민연합(RN)이 31.5%를 득표해 압승하고 집권 여당 르네상스가 14.6% 득표에 그치며 참패하자 전격적으로 의회를 해산했다.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가 혼합된 프랑스에서는 헌법상 대통령에게 의회 해산권이 있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선거로 (유권자들의) 분노가 표출됐는데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넘어가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며 "여러분에게 우리 의회의 미래에 대한 선택권을 돌려드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의회 선거 결과를 보고 가장 우려한 건 이런 기세로 가다간 2027년 대선에서 극우가 집권할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두 차례 대선 결선에서 RN의 마린 르펜 후보와 겨뤘다. 두 번 모두 마크롱 대통령이 이겼으나 르펜 후보의 결선 투표 득표율은 2017년 33.9%에서 2022년 41.5%로 크게 올랐다. 마크롱 대통령은 2027년 대선까지 3년이 남은 상황에서 극우가 세를 더 키우기 전에 중간에 브레이크를 밟아줘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집

헌법상 프랑스 대통령은 총리 임명권을 쥐고 있다. 대통령이 마음에 드는 사람을 얼마든 총리로 앉힐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하원이 대통령이 임명한 총리에 대해 불신임 동의안을 가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불신임 동의안은 하원 재적 의원 10분의 1이 서명하면 표결에 부칠 수 있다. 재적 의원 과반수 찬성이 있으면 가결된다.하원에서 불신임 동의안이 가결되면 총리는 대통령에게 내각 사임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경우 대통령은 새로운 총리를 임명해야 한다. 바로 이 조항때문에 프랑스 대통령은 대체로 의회 다수당의 지지를 받는 사람을 총리로 임명해 왔다. 여소 야대 형국에서는 야당에서 총리를 임명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같은 구조로 프랑스에서 간혹 대통령과 총리의 소속 정당이 다른 '동거 정부'가 탄생하곤햇다.

프랑스에서는 1958년 5공화국이 들어선 이래 지금까지 총 3차례 동거 정부가 구성됐다.프랑수아 미테랑(사회당) 대통령과 자크 시라크 총리(공화당) 시절(1986∼1988년), 미테랑 대통령과 에두아르 발라뒤르(공화당) 총리 시절(1993∼1995년), 그리고 시라크 대통령과 리오넬 조스팽(사회당) 총리 시절(1997∼2002년) 등이다.

RN의 전신인 국민전선(FN)은 반공주의, 민족주의, 반(反)이민, 반유럽연합(EU) 정책을 내세우며 1972년 처음 창당했다. 반유대주의나 인종차별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FN이 대중적 지지 기반을 넓히며 세를 확장하기 시작한 건 2000년대 후반부터다.2008년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와 경제 불황이 프랑스인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했다. 이는 FN의 반이민, 반세계화, 반EU 기조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다. 2011년 당 대표에 오른 마린 르펜이 당의 급진적 이미지를 완화하는 '탈(脫) 악마화' 전략을 쓴 것도 주효했다. 세금 감면, 복지 확대, 프랑스 경제 보호 등 포퓰리즘적 정책을 내세우면서 반이민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국가 안보, 국가 정체성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워 유권자들의 거부감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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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펜


르펜은 2017년 6월 18일 열린 프랑스 총선 결선투표에서 르펜은 프랑스 북쪽 끝 인구 26,000명의 작은 도시 에냉보몽(Henin-Beaumont)에서 약 58%의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르펜은 이때부터 프랑스 의회 의원으로 활약하고있다. 2022년 6월 12일 열린 프랑스 국민의회 총선거의 1차 투표에서 파 드 칼레 11선거구 의원으로 53.96%의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르펜은 여세를 몰아 2017년과 2022년 대선에 출마했다. 두번모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졌다. 르펜은 2022년 결선에서 41.45%을 얻었다. 2차례 연속으로 고배를 마셨지만 큰 가능성을 보였다.

르펜은 프랑스 북동부의 철강 벨트가 지난 10년간 쇠락했으며, 그 이유가 세계화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민자들을 위해서 세금을 써서는 안된다"고 강경하게 말한다. 르펜은 유럽 연합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프랑스는 크고 강력한 나라이지만, 유럽 연합과 연대하면서 동시에 좌파, 우파가 번갈아가며 옳지 못한 정책을 펼치는 바람에 손발이 묶여버렸다고 주장한다.

NATO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한때 나토 탈퇴까지 주장했었다. 2022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친러시아 성향이 약점이 되며 나토 탈퇴 공약은 철회한 대신 전쟁 후 나토가 러시아와 전략적으로 가까워져야 된다는 발언을 했다. 프랑스가 나토에서의 역할을 약화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르펜의 등장으로 유럽이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화와 국제화가 둔화되면서 국수주의의 득세가 예상된다. 무역에 크게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경제운영에도 비상이 걸리는 셈이다. .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