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노는 회사의 핵심 시설인 8인치 반도체 라인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라인에서 파업 홍보활동에 나선다. 핵심 라인에서 피해를 일으켜 사측의 반응을 이끌어 내겠다는 전략이다. 노조와 사측 간 입장차가 커 사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전삼노가 요구하는 사항은 △조합원의 노동조합 창립 휴가 1일 △조합원 기본금 3.5% 인상 △성과금 제도 개선 △파업참여 조합원 보상 등이다. 이전에는 임금인상에 합의하지 않은 855명의 인원에 대해서만 임금인상을 주장했지만 임금인상에 합의한 직원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요구사항을 개선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HBM은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1위 자리를 내주고 자존심을 구기면서 힘을 쏟고 있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최근 HBM 개발팀을 신설했고,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기 위한 퀄(품질)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전삼노는 이 라인을 가동률 저하나 가동 중단시킴으로써 회사 측의 직접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겠다는 계획이다.
전삼노는 회사가 전삼노와 합의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혜택을 노조원으로 한정하면서 전삼노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원도 증가 추세다. 3월 2만 명을 돌파한 노조원 수는 금일 기준 약 3만1000명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았고 정상적으로 라인이 가동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파업으로 인한 문제 발생 시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노조 파업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질 수 있다”면서 “최근 현대차 노조가 6년 연속 무분규 합의에 성공한 분위기라 더욱 대비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잠정)실적에서 약 10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 중 반도체(DS)부문에서 6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DS부문 운영에 차질이 생길 경우 적지 않은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