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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美 CPI 발표 직후 2% 급등....日 당국 개입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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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美 CPI 발표 직후 2% 급등....日 당국 개입 관측

2024년 7월 3일 일본은행 화폐 박물관에 전시된 일본의 신형 5000엔 지폐.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7월 3일 일본은행 화폐 박물관에 전시된 일본의 신형 5000엔 지폐.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밑돌은 뒤 11일(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한때 2% 넘게 급등했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일본 당국이 지난 5월 초 이후 2개월 만에 엔화 매수(달러 매도) 개입에 나선 것으로 관측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일본 아사히 방송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당국이 환시에 개입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 외환 실무 책임자인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은 개입 여부에 대해 언급할 수는 없지만, 최근 엔화 환율 움직임은 “펀더멘털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달러/엔 환율은 미국의 지난달 CPI 발표 이전까지 161.70엔대에 거래됐으나 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냉각된 것으로 나타나자 급락했다. 달러/엔 환율은 지표 발표 직후 157.40엔까지 하락한 뒤 이내 158엔을 회복하고 이후 소강 국면을 연출했다.
엔화는 지난주 1986년 이후 거의 3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 주요 10개국(G10) 통화 중에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일본 당국은 지난 4월29일과 5월1일에도 엔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9조8000억 엔을 시장 개입에 투입한 바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미국의 CPI가 예상보다 낮게 발표되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한층 커지면서 달러 매도세를 촉발한 것으로 관측했다. 옵션 관련 매물이 대거 실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렇지만 이날 달러/엔 거래량이 지난 4~5월 일본 당국의 개입 시점에 비견할 만큼 급증한 데다 달러/엔 환율 하락 폭과 속도를 감안할 때 개입 가능성에 대체로 무게가 실렸다.

런던 소재 다이와 캐피털 마켓의 경제 리서치 책임자인 크리스 시클루나는 로이터에 "일본 재무성이 당분간 이를 확인하지는 않겠지만, 미국 CPI 발표 이후 냉각된 지표를 활용해 재무성이 시장에 조치를 취했다는 강한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큰 폭으로 유지되자 엔화 약세에 대한 투기적인 베팅이 엔화 약세를 가속화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엔화 하락에 베팅하는 투기적인 거래 포지션은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화는 이날 뉴욕장 후반 엔화 대비 1.8% 하락한 158.79엔에 거래되며 6월 중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엔화는 주요 통화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유로/엔 환율은 1.5% 하락한 172.53엔에, 파운드/엔 환율은 1.3% 하락한 204.97엔에 거래됐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