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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AI 과대광고에 '급브레이크'…"묻지마 투자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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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AI 과대광고에 '급브레이크'…"묻지마 투자는 위험"

"AI 만능열쇠 아니다"…수익성·영향력 의구심 확산

월가에서는 AI 과대 광고에 대한 투자를 경고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월가에서는 AI 과대 광고에 대한 투자를 경고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던 월스트리트가 급격히 회의적인 시각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마켓워치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18개월간 'AI 혁명'을 외치던 월가는 이제 AI 기술의 실제 수익성과 영향력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등 거대 기술 기업들이 AI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실제 수익 창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의 짐 코벨로 글로벌 주식 리서치 책임자는 "AI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처럼 우리 삶을 혁신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AI는 아직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 AI 투자, '묻지마 투자' 경계해야… 수익성 담보 못 해


바클레이스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업체들의 데이터 센터 투자 러시를 "놓칠까 봐 두려워하는(FOMO)" 현상으로 분석했다. AI 관련 투자에 대한 월가의 기대 수익과 실제 수익 간 괴리가 크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는 클라우드 업체들이 매년 600억 달러(약 82조 원)를 추가 지출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2026년까지 추가 수익은 200억 달러(약 27조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바클레이즈는 닷컴 시대의 광섬유 케이블 투자 광풍처럼 대형 기술 기업들이 인프라에 과도하게 투자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서 생성되는 용량만으로도 기존 인터넷 수요를 충족하고도 남는다는 분석이다.

씨티그룹은 AI 관련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가 과열됐다고 경고하며 엔비디아, AMD 등 고평가된 반도체 종목에 대한 차익 실현을 권고했다. 씨티그룹은 "많은 AI 기업의 주가가 월가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장률로 책정돼 있다"며 테슬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예로 들었다.

◇ AI 낙관론 vs. 비관론…"생산성 향상 효과 미미할 것"


AI 기술의 잠재력에 대한 회의론은 학계에서도 제기된다. MIT 대런 아세모글루 교수는 AI가 향후 10년간 미국의 생산성을 0.5% 향상시키고 GDP에 0.9%를 추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선진국 경제가 AI와 자동화로 인해 향후 10년간 GDP에 최대 3.4% 포인트 추가 성장할 수 있다는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의 예측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AI 테마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 AI 관련 주식은 올해 초 잠시 주춤했지만, 최근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지난달 말 잠시 하락세를 보였지만, 7월 초 이후 대부분의 손실을 만회했다. AI 관련 소프트웨어 ETF인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QQQ)'도 2021년 말 이후 최고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은 분명 긍정적인 측면이 많지만, 과도한 기대와 투자는 거품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월가의 냉정한 시각은 AI 관련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경고 메시지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