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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중국 자동차 한반도 상륙 공습 경보 … 3중전회 "시진핑 전기차· 배터리 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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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진단] 중국 자동차 한반도 상륙 공습 경보 … 3중전회 "시진핑 전기차· 배터리 굴기"

비야디(BYD)·지리 한국 진출 출사표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주필 겸 연구소장 /경제학 박사이미지 확대보기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주필 겸 연구소장 /경제학 박사
중국 경제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는 중국 공산당 3중 전회가 곧 열린다. 중국공산당은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를 15부터 18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린다.

중국에서는 5년마다 열리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사이에 7차례 중앙위 전체회의를 연다. 중앙위 전체회의는 중국 공산당의 최고 의결기구인 당 대회를 제외한 최고위 회의체이다. 그중 전3중 전회는 이 가운데 3번째로 개최되는 회의다. 보통 1중전회와 2중전회에서 지도부를 선출하고 3·4·5중전회에서 구체적인 정치·경제 정책을 마련한다. 6중전회와 7중 전회에서는 차기 당대회를 준비한다. 3 중전회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의 세 번째 회의를 말한다.
3중전회부터 6중전회까지는 1년에 한 번 가을에 열린다. 3중전회에서는 중대한 현안에 대한 당의 입장이 결정된다. 특히 새로운 지도부가 1년간 국정을 운영해본 뒤 열리는 3중전회는 향후 5년간의 국정 운영의 마스터플랜이 제시되는 자리로, 일반적으로 가장 중요한 회의로 평가된다. 역대 3중전회에서 중국 역사를 바꿀 획기적 조치들이 나왔다. 1978년에는 ‘개혁개방’이 공식화됐다. 1993년에는 사회주의 시장경제 노선이 나왔다. 2018년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관례대로면 이번 3중전회는 2023년 가을에 열렸어야 했다. 친강 외교부장과 리상푸 국방부장 등의 연쇄 낙마로 내부 분위기가 나빠져 합의된 경제 정책을 내놓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3중전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중국의 경제정책이다. 특히 공급과잉 현상에 대한 당의 대책이 주목된다. 중국은 전기차와 배터리가 남아돈다. 이를 해외시장 개척으로 뚫어여한다는 당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중국 승용 전기차가 곧 한국의 도로를 질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비야디(BYD)는 현재 중형 전기승용차 '실(seal)'의 한국 출시를 위해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의 성능 인증 평가를 받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의 성능 인증 평가는 한국 내 자동차 판매를 위한 사실상 마지막 단계다.

BYD는 중국의 배터리와 전기차를 함께 생산·제조하는 기업이다. BYD의 모태는 1995년 출범했다. 중국의 회사명은 比亚迪汽车다. 우리말로는 비야디 치처다. 본사는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 있다. BYD의 왕촨푸(王传福)가 설립했다. 그는 1966년 중국 안후이성 우후시에서 태어났다. 후난성 창사시에 있는 중남공업대학에서 야금물리학을 전공한 뒤 중국 수도 베이징에 위치한 베이징유색금속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왕촨푸는 29세였던 1995년 2월 사촌형에게 빌린 돈으로 광둥성 선전시에 휴대폰 배터리를 제조하는 비야디실업(比亚迪实业)을 창업했다. 이것이 오늘날 BYD의 뿌리다. 중국에서 이동통신이 활성화되면서 휴대폰용 배터리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었다. 그 물결을 타고 BYD는 빠르게 성장했다. 비야디 배터리는 중국을 넘어 일본 산요전기와 소니 등에도 팔렸다. 2002년 7월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IPO)했다.

BYD는 2008년 투자의 귀재라는 워런 버핏의 자금을 유치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찰리 멍거 주도하에 버크셔 해서웨이가 자회사 MidAmerican Energy의 자금으로 2008년 BYD 주식 2억2500만 주를 매입한 것이다. BYD는 이 돈으로 전기차를 일으켰다.

BYD는 이미 한국에 전기버스를 팔고 있다. BYD C6와 BYD K9 전기버스가 대한민국에서 운행 중이다. 국내에서 운행 중인 전기버스 가운데 40%가량은 이미 중국산이다. 2023년 4월에는 1톤 전기트럭인 T4K를 내놓았다. K9 전기버스는 중간에 플러그인 도어를 장착했으며, T4K 트럭은 후륜 근처에 DC콤보-1 충전구를 설치하는 등 약간씩 차별화된 요소를 보여주고 있다. 수입 대행은 GS글로벌이 담당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전기차 지원 정책을 등에 업고 제품 경쟁력을 세계 수준으로 키운 BYD는 지난해 4분기 세계 시장에서 52만6000대의 전기차를 판매, 사상 처음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판매 1위에 올랐다. 하지만 BYD의 지난해 총 판매량 가운데 중국 이외 국가 판매량 비중은 8% 수준에 머물렀다. 중국을 넘어 세계 각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BYD가 한국에 진출하면 국내 전기차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BYD의 첫 양산형 전기차 생산은 2009년으로 2011년 현대차의 '블루온'보다 오히려 2년 앞선다.

BYD는 앞서 2023년 실, 돌핀, 아토를 포함한 자사 친환경차 6종의 명칭에 대한 국내 상표권을 출원한 바 있다. BYD가 지난 11월 유럽 판매를 시작한 실의 기본 모델은 82kWh(킬로와트시) 배터리와 313마력 전기모터를 장착하고 있다. 유럽 기준(WLTP) 570㎞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인증받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5.9초다. 실의 상위 트림은 2개 모터를 달고 530마력의 힘을 낸다. 주행거리는 520㎞, 제로백은 3.8초다.

중국 전기차가 한국으로 진출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중국 내 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들어서면서 남아도는 물량을 해외로 실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이 중국 전기차에 관세폭탄을 예고하면서 유럽을 대체할 새로운 시장이 필요해졌다.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현행 25%에서 100%로 인상하기로 하고,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7.6%의 임시 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 장벽을 높이자 중국 업체들은 다른 시장을 찾아 나서고 있다.

미국과 EU의 관세 부과에 직면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수출시장 다변화를 모색 중인 가운데 중국 업체 지리(Geely)도 한국 전기차 시장에 도전한다. 지리 자동차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말까지 서울과 경기도에 지리 계열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인 지커가 상품 판매를 위한 전시장을 연다고 밝혔다. 2026년 1분기에 본격적으로 인도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1986년 설립된 지리그룹은 그 산하에 지리 자동차, 스웨덴 볼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 영국 고성능 차량 로터스 등 10여 개 브랜드를 두고 있다. 한국 시장에 처음으로 내놓을 모델은 한 번 충전 시 최대 620㎞를 주행할 수 있는 지커001이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리는 지난 2022년 르노코리아차(옛 르노삼성차) 지분 34.02%를 인수하면서 2대 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2024년 반기부터 르노코리아차의 부산 공장에서 전기차인 폴스타4 모델을 생산할 예정이기도 하다. 미국과 EU의 관세에 대응해 지리가 국내 르노 공장을 이용해 수출용 전기차 생산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2000년 중후반까지도 중국은 자동차에 관한 한 한국의 근처에도 따라오지 못했다. 그러던 중국이 전기차에 올인하기 시작한 것은 2014년부터다. 시진핑 주석은 2014년 상하이자동차(上汽·SAIC)를 방문해 전기차 굴기를 선언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몽' 실현을 위해서는 자동차 세계 제패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특히 "신에너지 차인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서 선도적인 출발과 우위를 점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후 중국은 전기차에 올인했다.

시진핑 선언 이후 1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 됐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는 폭스바겐을 제치고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브랜드가 됐다. 급기야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로 부상했다. 중국은 또한 414만 대를 해외에 수출하면서 일본을 제치고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됐다. 그중 155만 대가 전기차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다. 그 전기차가 한국으로 들어온다면 현대차와 기아로서도 비상이 아닐 수 없다.

현대차와 기아는 그동안 독일·미국·일본 자동차 기업들을 따라잡는 데 혼신의 힘을 쏟아왔다. 앞으로 50년은 중국 자동차 기업과의 승부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연간 2500만 대 안팎이 팔리는 광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최근 2~3년 새 질적으로도 우수해진 전기차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와 직접 경쟁은 불가피하다.

중국 전기차는 단순히 ‘저렴한 차’를 넘어 특정 분야에선 글로벌 기업들보다 기술력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독일 고급차 아우디는 중국 상하이차와 공동으로 차세대 고급 전기 커넥티드카 3종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폭스바겐 그룹은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 지분도 사들여 기술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미국 빅3 중 하나인 스텔란티스 그룹도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립모터 지분 21%를 사들였다. 지금은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 물결 속에 전기차 전문 업체인 BYD의 한국 상륙은 큰 도전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