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미국의 금리는 단기적으로 내려갈 것이나 장기적으로 고금리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했다. 스티브 소스닉 그리니치 증권 선임전략가는 로이터에 “트럼프가 집권하면 즉각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할 것이나 장기적으로 보면 높은 금리 수준이 낮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시장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인플레이션이 더 올라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금리를 일시적으로 낮출 수 있으나 물가가 오르면 금리 동결 또는 재인상이 불가피하다.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으로 인해 미국의 채권 시장도 크게 동요하고 있다. 월가는 채권 시장에서 이번 피격 사건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첫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완패했을 때와 유사한 상황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또 한번 치솟을 것이라고 로이터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가 내세우는 관세 인상을 통한 소득세 대체, 외국인 이주 노동자 추방 등이 모두 물가를 자극할 것이고, 이는 장기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월가가 예상한다. 그렇지만 이번 대선의 승자가 누가 되든 금리에 민감한 2년물 국채의 수익률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채 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장기채 금리의 상승은 장기적으로 미국의 물가가 오르고 금리도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말 대선 토론 직후에 채권 시장에서는 만기가 짧은 단기 채권을 매수하고 장기 채권은 매도하는 흐름이 나타났었다. 이는 장단기 금리차 변화를 예측해 투자하는 이른바 ‘스티프너 트레이드(Steepener trade) 베팅’ 전략에 따른 것이다. 이는 통상 채권 금리가 상승할 때 단기물에 비해 장기물 가격이 더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데 따른 전략이다.
시장이 장기금리 상승을 예측하는 이유는 트럼프가 집권하면 세금을 줄이고, 재정 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으로 채권 수익률 곡선이 갈수록 가팔라질 것이라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주식 시장에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에너지 관련 기업, 사설 교도소, 신용카드 회사, 건강보험 관련 기업 주식에 대한 강한 매수세가 형성될 것이라고 이 통신이 전했다. 반면에 기술주, 재생에너지 주 등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블룸버그가 분석했다.
외환 시장에서는 달러화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문가들이 내다봤다. 달러화와 함께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화 등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강경 무역정책으로 중국 위안화, 멕시코 페소화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월가는 선거전이 과열되면서 트럼프 저격 모방 범죄가 발생하거나 정치적 폭력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한다. 이런 불확실성으로 인해 안전 자산인 금과 헤지 수단인 비트코인 등에 투자금이 몰릴 것으로 월가의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