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해리스 "AI 규제·지원 동시에" vs 트럼프 "AI 맨해튼 프로젝트 추진"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초점] 해리스 "AI 규제·지원 동시에" vs 트럼프 "AI 맨해튼 프로젝트 추진"

올해 대선 결과에 따라 AI 관련 정책 중대 변화 예고

미국의 올해 11월 대선 결과에 따라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에 대한 미 정부의 지원과 규제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올해 11월 대선 결과에 따라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에 대한 미 정부의 지원과 규제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로이터
미국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미 정부의 인공지능(AI) 규제가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에 이어 정부가 AI 폐해를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AI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되 핵심 군사기술 분야 AI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맨해튼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3년 동안 백악관에서 AI 분야를 직접 관장하는 ‘AI 차르’ 역할을 해왔다”면서 “그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앤스로픽 대표 등을 백악관으로 불러 자율적인 AI 안전 규제 대책을 세우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해 10월 발표했던 ‘AI 행정명령’ 입안을 주도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행정명령AI 서비스 개발부터 서비스까지 전 과정에 정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게 골자다. 국가·경제 안보 및 공공 보건에 관련된 모든 AI 모델은 훈련 단계부터 정부에 고지하고, 안전 테스트 결과를 정부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해 11월 연설에서 “우리는 대중 보호와 기술 혁신 사이에서 선택하는 것을 거부한다”며 “우리가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글로벌 차원의 AI 규제 대책과 기업의 책임을 명시한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NYT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AI 관련 기업이 정부의 과도한 간섭을 받지 않고, 기술 개발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AI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을 강조하는 정책을 펼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예상했다.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과 상원의원을 지낸 해리스는 대체로 친기업, 친빅테크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기술 전문지 테크크런치는 해리스 부통령이 AI 발전에 동의하지만, 규제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2020년 대선 당시부터 "빅테크는 사용자 정보와 데이터 관리 규제를 더 강력히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인사들이 AI 분야의 ‘맨해튼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맨해튼 프로젝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당대의 과학자를 집결시켜 극비리에 진행한 핵무기 개발 계획이다. 트럼프는 AI를 이용한 군사기술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불필요하고 부담스러운 규제는 철폐하려고 한다고 WP가 전했다.

트럼프 캠프가 광범위한 내용을 담은 AI 행정명령 초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실리콘밸리 투자자와 기술기업에 유리한 AI 정책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싱크탱크로 불리는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등이 AI 관련 정책을 입안하고 있다. 이 초안에는 AI 분야에서도 미국 우선주의가 중요하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트럼프는 최근“실리콘밸리의 ‘천재’들로부터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AI 개발에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유엔(UN) 총회에서는 지난 2일 중국이 주도하는 AI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이는 지난 3월 미국이 제안한 첫 번째 AI 결의안이 채택된 데 이은 것으로 미국과 중국이 이례적으로 공조했다. 이 결의안은 미국과 중국 등 140여 회원국들이 국제 사회가 AI 개발에서 부유한 국가와 개발도상국 간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이고 비차별적인 비즈니스 환경 조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