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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았지만 다르다" 해리스-트럼프 대중 무역 장벽, 온건 vs 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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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았지만 다르다" 해리스-트럼프 대중 무역 장벽, 온건 vs 강경

오는 11월 열리는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격돌할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당 소속의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소속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오는 11월 열리는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격돌할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당 소속의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소속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미국에서 오는 11월 5일(현지시각)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 구도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붙을 이번 대선에서는 승자가 누가 되건 중국에 대한 무역 장벽을 지금보다 더 높일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중국 관련 종목들이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해리스가 대중 강경 노선을 천명하고 있는 트럼프에 비하면 중도에 좀 더 가까워 경제적 충격 역시 더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호주의자 민주당원 아니다"


해리스는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 자리에서 자신은 "보호주의자 민주당원이 아니다"라고 선언했을 정도로 보호주의를 싫어한다.

무역 장벽을 쌓아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것이 결국에는 미 가계에 심각한 부담을 주고 경제를 피폐하게 만든다고 믿고 있다.

실상 보수당인 공화당이 트럼프 이전에 주장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해리스는 트럼프가 집권 1기 시절인 2018년 중국과 무역 전쟁을 시작하자 그 부담을 미 가계가 질 것이라며 반대한 바 있다.

그러나 해리스가 자유무역주의자라고 해도 대중 무역 장벽이 적어도 지금보다 낮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세계 공급망 차질, 미·중 긴장 고조 등 과거와 지금의 상황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해리스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중 규제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바이든 대통령도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물리는 정책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양국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관세 기조를 그대로 물려받았고, 최근 이를 강화했다.

또 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 규제를 비롯해 중국이 미국 주도의 첨단 기술 분야에 접근할 수 없도록 차폐막을 설치하고 있다.

동맹들을 압박해 한국·일본·네덜란드 등이 중국에 첨단 반도체, 반도체 장비와 소재를 수출할 수 없도록 했다.

해리스 역시 자신의 소신이 무엇이건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대중 강경론자 관료들과 민주당의 대중 압박 강화 분위기에 휩쓸릴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배런스에 따르면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 그룹의 미 정치·정책 담당 책임자 클레이턴 앨런은 해리스의 지도부는 매우 보호주의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민감한 부문에 관한 관세에서는 지금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입장 다르다


집권 1기 시절 중국과 무역 전쟁으로 재미를 본 트럼프는 올해 대선에서 승리해 재집권하면 중국에 대한 '피의 보복'을 예고하고 있다.

그는 중국산 제품 모두에 60%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약하고 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미 중산층 가계에 세후 소득 3.5% 감축을 부를 정도의 충격이 있는 공약이다.

트럼프는 중국이 무역 합의를 지키지 않고 약속했던 미국산 제품 수입을 실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해리스는 트럼프에 비해 온건한 대중 압박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기후 정책, 노동자 정책,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는 측면에서 중국을 마냥 가상 적국으로만 돌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해리스의 정치적 기반인 캘리포니아주가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지역이라는 점도 해리스가 대중 강경 일변도 정책을 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낳는 배경이다.

미 다국적 기업들의 모임인 전미통상위원회(NFTC) 수장을 지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고문 윌리엄 라인시는 해리스가 트럼프와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인시에 따르면 해리스는 미국이 중국에 물건을 팔아야 하며, 정책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인시는 다만 해리스가 기후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이행하고, 노동자들에게도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바이든 행정부에 비해 이런 측면에서 더 강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대중 정책에서 차별화를 예고한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국산 클린에너지 관련 제품 수입 규제를 지속해서는 안 된다. 이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적이 아니다"


특히 해리스는 중국을 적으로 돌리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을 계속 자극해 관계가 악화되면 미 경제에 심각한 충격이 불가피해지고 재선은 물 건너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BCA 리서치의 맷 거트켄 수석전략가는 초선 대통령이 될 해리스는 재선이 될 트럼프에 비해 위험 회피 성향이 더 강할 것이라면서 미·중 관계에서 트럼프보다 좀 더 균형을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과 디커플링(탈동조화)을 강화하고, 무력 충돌 가능성까지 마다하지 않을 수도 있는 트럼프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는 해리스가 주식 투자자들에게 더 유리하다는 뜻이다.

거트켄은 "(중국과) 급속한 관계 악화는 미·중 양측의 상호 보복 무역과 진검 승부를 부르게 된다"면서 "이렇게 되면 투자 심리가 급락하고, 기업 지출이 급감해 해리스의 입지가 약화되고, 재선도 물 건너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투자 규제


중국이 미국에 투자를 늘리는 것에 관해서도 트럼프와 해리스는 입장이 다르다.

트럼프는 일자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해리스는 기후와 노동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입장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중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에서 생산하라고 부추기고 있다. 중국에서 제품을 수입하는 것은 싫지만 중국 기업들이 미국에 돈을 투자해 미국에 공장을 짓고, 이곳에서 미 노동자들을 고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두 손 들어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해리스는 다르다.

해리스는 중국이 미국에 투자하는 것도 반대한다.

대신 그는 중국산 클린에너지 제품 수입을 규제하지 않고, 미국 내에서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미 재생가능 에너지 생산을 독려하기 위해 과도기적으로 중국산 태양광 패널 등의 수입을 지속하되, 동시에 미국 정부 보조금을 통해 자국 내 태양광 산업을 육성하는 정책을 추진할 전망이다.

해리스가 당선되면 미 유틸리티 산업이 다양한 혜택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동맹


동맹에 대한 해리스와 트럼프의 생각 역시 크게 다르다.

트럼프는 중국을 포위하면서도 동맹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면서 일관되게 미국만 내세운다. 동맹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과 다르지 않다.

대만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방위비 부담을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도 비슷한 요구를 할 것이라는 점은 불을 보듯 뻔하다.

미국의 방위 우산을 쓰고 싶으면 돈을 내라는 요구다.

반면 해리스는 조금 다른 입장이다.

동맹과 함께 중국을 동시에 압박하는 것을 선호한다.

해리스는 나토를 강화하고, 인도·태평양 국가들과 함께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억제하는 지금의 정책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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