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48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14명이 이달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시장 조사업체 QUICK의 설문조사를 인용해 시장 참가자의 43%가 일본은행의 다음 금리 인상 시기로 10월을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반면 9월 금리 인상 전망은 25%, 7월 인상 전망은 23%로 조사됐다.
국채 매입 축소 규모에 대한 컨센서스가 어느 정도 형성된 가운데 시장은 금리 인상 시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르면 이달, 늦어도 10월에는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이 점쳐지는 가운데 지난달 정책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던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에다 총재는 지난달 정책회의 이후 중앙은행의 7월 금리 인상이 “절대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우에다 총재가 이달 회의 이후 금리 인상 시기와 국채 매입 축소 규모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엔화의 급격한 절하로 수입 물가가 상승하고 일본 소비자의 구매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어 일본은행의 행보가 각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은행, 여전히 ‘신중’
닛케이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일본은행이 이달 정책회의에서 당장 금리 인상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도쿄에 본사를 둔 로르샤흐 어드바이저리의 조셉 크래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일본은행은 항상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신중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은행은 다른 중앙은행들이 수십 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금리를 인상하는 동안에도 경제 성장 촉진을 위해 2008년 이후 정책금리를 제로에 가깝게 유지해 왔다. 일본은행은 지난 3월에서야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하고 정책금리를 0~0.1%로 인상한 바 있다.
지금까지 소비지출 회복이 확인되지 않고 있어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에 있어 좀 더 인내심을 발휘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금리 인상과 채권 매입 축소 규모를 동시에 발표할 경우 시장 충격이 커질 위험도 제기됐다.
미쓰비시UFJ 모건스탠리 증권의 나오미 무구루마 수석 채권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금리 인상과 채권 매입 규모 축소 계획이 한꺼번에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의 머니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이달 들어 엔화 가치를 지지하기 위해 지난 4월 하순과 5월 초에 이어 2차 엔화 매수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됐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주 정책회의 이후 엔화 매도세가 촉발될 것에 대비한 완충 장치로 일본 당국이 시장 개입에 나섰을 것이란 추정도 나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관측되고 일본은행이 7월 이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자 달러·엔 환율은 지난주 한때 151엔대로 하락하며 2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의 수익률 격차 축소 가능성에 엔 캐리 거래 청산 움직임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엔화는 여전히 2022년 3월 연준의 긴축정책 시작 이전과 비교해 달러 대비 25%가량 하락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일본은행의 정책 정상화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뱅가드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첸 왕은 "일본은행이 약간의 조치를 취하고 싶을 수 있다"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시작 이전에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이코노미스트는 7월에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 10월에 0.25% 추가 인상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JP모건 증권의 후지타 아야코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의 6월 회의 이후 발표된 임금 및 소비 지표가 개선된 점을 들어 7월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