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과 지자체들이 자율주행 차량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투자에 나선다. 시장 검증을 위한 테스트베드로는 글로벌 유흥 메카로 꼽히는 마카오가 떠오르는 추세다.
마카오뉴스와 마카오 데일리 타임 등 현지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광둥성 헝친 통상구는 지난 26일부로 마카오로 통하는 길이 330km의 도로 전 구간에서 자율주행 차량의 운행을 허가하는 내용의 규정을 공표했다.
헝친 통상구는 2022년 9월부터 '자율주행 차량' 테스트를 위한 도로로 활용됐다. 당시에는 20㎞의 짧은 구간이 시범 지역으로 운영됐으며 2023년 3월 약 195㎞ 구간으로 범위가 확대된 데 이어 이번에 모든 도로에서 자율주행이 허용된 것이다.
마카오는 2020년 말부터 마카오 대학교에서 자율주행 버스를 운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련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해당 버스는 2022년부터는 앞서 언급한 헝친 통상구에서도 테스트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화조보(SCMP)는 "마카오가 중국의 '로보택시' 계획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고 평했다. 로보택시는 단순한 자율주행 차량을 넘어 인간 운전자 개입 없이도 AI(인공지능)이 차량을 전적으로 제어하는 것을 일컫는다. 미국 자동차기술 학회(SAE)가 분류한 기술 발전 분류(0~5단계) 중 4단계에 해당하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사업이다.
닛케이 등 외신들의 올 4월 보도에 따르면 헝친 통상구가 속한 광둥성의 국영 기업 광저우 자동차 그룹(GAC)는 올 중국의 디디추싱과 합작회사 '앤디 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앤디 테크놀로지는 '4단계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로보택시를 2025년부터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디디추싱은 비슷한 시기 자율주행 기능, 로봇 팔 등을 장착한 콘셉트카 '디디 뉴런'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역시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바깥의 업체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의 대명사로 꼽히는 테슬라가 대표적인 사례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올 4월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가 중국 현지 IT 기업 바이두와 공동 개발한 완전 자율주행(FSD) 시스템이 중국 규제 당국의 잠정적인 승인을 받아냈다.
국내 기업들 또한 기회를 엿보고 있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올 4월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바이두 측과 '중국 커넥티드카 시장 공략'을 목표로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커넥티비티와 클라우드 컴퓨팅, 자율주행, 지능형 교통시스템까지 포괄적 영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