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7월 소매판매 지표가 예상 밖의 ’깜짝‘ 호조를 보인 뒤 최근 뉴욕 시장에서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했다.
기준물인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지표 발표 이후 3.961%까지 치솟은 뒤 장 후반 전일 대비 10bp 이상 높은 3.928%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15bp 넘게 급등한 4.103%에 거래됐다.
채권 수익률과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달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1.0% 증가해 다우존스가 조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인 0.3% 증가를 대폭 상회했다. 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자,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과도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국채 수익률을 대거 끌어올렸다.
월초 발표된 미국의 7월 비농업 고용보고서가 월가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친 뒤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은 최근 2주간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보다 적게 발표되면서 고용 시장이 여전히 견고함을 입증했다.
글로벌 X의 스콧 헬프스타인 투자전략 책임자는 CNBC에 "소매 판매 호조는 부진한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확산했던 소비자들의 우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실업률과 가계 부채는 낮게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들을 더욱 고무하고 경제가 여전히 확장 국면에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말했다.
예상보다 견고한 지표 발표로 9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진단도 나왔다.
뉴욕 소재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수석 마켓 이코노미스트인 피터 카르딜로는 로이터에 “소매판매 지표는 미국 소비자의 맥박이 분명히 예상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지표를 통해 우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으며, 연준이 9월에 금리를 50bp 인하할 가능성은 줄었고 25bp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에 25bp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약 75%로 반영했다.
시장은 다음 주 와이오밍주 잭슨홀 연례 중앙은행 심포지엄에서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에 주목하고 있다. 이후 9월 초 공개될 8월 고용 보고서 발표 이전까지 관망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자 이날 유럽 채권 시장에서도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7bp 상승한 2.25%를 기록했다. 영국 국채 수익률도 10bp 오른 3.93%를 기록하는 등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의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이 주춤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