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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년 실업 '빨간불'...'잃어버린 세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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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년 실업 '빨간불'...'잃어버린 세대' 우려

심화되는 취업난, 정부 정책 실패와 경제 구조 변화 '이중고'

구직자들이 중국 허베이성 스자좡의 해방광장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 모여있다. 사진=로이터
구직자들이 중국 허베이성 스자좡의 해방광장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 모여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청년들의 실업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인공지능(AI)·로봇공학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새로운 생산력'을 활성화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이러한 정책이 다른 부문의 수요를 약화시키고, 신흥 산업에 대한 재교육 기회를 놓친 고학력 젊은 세대를 뒤처지게 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올해 중국 대학 졸업자 수는 역대 최다인 1158만 명에 달한다. 이들은 금융·사무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고가 이어지면서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다.

테슬라, IBM, 바이트댄스 등 글로벌 기업들도 최근 몇 달 동안 중국에서 감원을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공식적인 실업률 통계가 수백만 명의 농촌 실업자를 포함하지 않아 실제 상황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은 2023년 6월 청년 실업률이 21.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실업률 통계 발표를 중단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2억 명 이상이 '긱(gig) 경제'(임시직·프리랜서·단기계약직 등 전통적인 정규직 고용 형태가 아닌 일자리들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지만, 이 분야 역시 공급 과잉 문제를 겪고 있다. 12개 도시가 올해 승차 서비스 과잉 포화에 대해 경고했으며, 안정적인 직장으로 여겨졌던 공무원 일자리도 감축되고 있다. 베이징은 작년에 5%의 인원 감축을 발표했고, 허난성과 산둥성도 각각 5600개, 1만 개의 일자리를 줄였다.

중국의 390만 명에 달하는 직업대학 졸업생들은 대부분 저임금 제조업 및 서비스업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으며, 직업 교육에 대한 투자 부족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컬럼비아 대학의 사회학자 야오 루는 23~35세 대학 졸업자의 약 25%가 현재 자신의 학력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지난 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공무원들에게 신입 졸업자를 위한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실업자이거나 최근 해고된 젊은 근로자들의 분위기는 여전히 암울하다. 23세의 안나 왕 씨는 올해 선전의 국립은행 직장을 그만두었다. 엄청난 압박과 잦은 무급 초과근무 때문이었다. 그는 "저는 세 사람의 일을 했다"고 말했다. 왕 씨는 현재 이력서 편집자와 미스터리 쇼핑 담당자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젊은 중국인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장기 실업에서 살아남는 방법에 대한 팁을 공유하고 있다.

컬럼비아 대학의 루는 실업 중인 청년의 증가가 "더 광범위한 사회적 수용을 증가시키고 실업을 둘러싼 낙인을 줄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실업 졸업생들이 정부를 비난하는 것이 위험하고 비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오히려 불만과 비난의 내면화 또는 무조건 누워있는 것으로 빠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중국 청년들의 실업 문제는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사회 불안정과 '잃어버린 세대'의 탄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새로운 생산력' 정책은 청년 실업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으며, '긱 경제'의 공급 과잉, 공무원 감축 등으로 청년들의 취업 문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