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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합병·비주력 사업 매각…속도난 SK그룹 리밸런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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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합병·비주력 사업 매각…속도난 SK그룹 리밸런싱

에너지 계열사간 합병해 시너지 극대화
비주력 사업 또는 투자 지분 매각 시동

8월 19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24 이천포럼'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SK이미지 확대보기
8월 19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24 이천포럼'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SK
지난해 10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든데스(돌연사)'를 언급하며 시작된 그룹 사업 구조조정(리밸런싱)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계열사 간 합병과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10월 그룹 3대 행사 중 하나인 CEO세미나가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6월 열린 경영전략회의에 리밸런싱 관련 논의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계열사 간 중복 사업을 없애고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에너지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이다. 양사는 7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산 간 합병 안건을 의결했고 지난달 27일 임시주총에서 과반의 찬성을 얻어 합병안이 통과했다. 이에 따라 합병 법인은 11월 1일 공식 출범한다.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 규모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이 탄생했다.
SK그룹은 SK온, SK에코플랜트를 중심으로 구조 개편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SK온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는 11월 1일, SK엔텀과는 내년 2월 1일 각각 합병을 실행할 예정이다. 어떤 형태로 합병을 할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사업 성격이 다른 만큼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는 반도체 모듈 업체 에센코어와 산업용 가스 업체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품는다. 포트폴리오 확장과 더불어 우량자산 내재화에 따른 매출 증대, 수익성 향상 등이 기대된다. CIC는 합병 후에도 사업과 조직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형태를 말한다.

비주력 사업은 매각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 지분 100%를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다. SK그룹은 베트남 최대 식음료·유통기업인 마산그룹의 유통 전문 자회사 원커머스 지분 7.1%를 2억달러에 매각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 특수가스 제조업체 SK스페셜티 지분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SK어스온과 SK스퀘어는 각각 페루LNG, 크래프톤 지분을 매각했다.
SK그룹의 이런 구조조정은 인공지능(AI)·반도체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SK그룹은 2026년까지 80조원 규모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AI와 반도체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열린 이천포럼에서 "지금 확실하게 돈을 버는 것은 AI 밸류체인"이라며 빅테크들도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중간에 덜컹거리는 과정이 있겠지만 AI 산업은 우상향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10월 열리는 CEO세미나에서도 리밸런싱 관련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CEO세미나는 6월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 8월 이천포럼과 함께 SK그룹 연례행사 중 하나다. 지난해 CEO 세미나에서 최태원 회장은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고 말하며 서든데스 위험성을 강조한 바 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