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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베이루트 공습…가자 휴전 협상 무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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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베이루트 공습…가자 휴전 협상 무산되나

20일(현지시각)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 이스라엘 공습 현장 근처에 구급차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일(현지시각)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 이스라엘 공습 현장 근처에 구급차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이스라엘이 20일(현지시각)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무선호출기(삐삐)가 동시 폭발하면서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부상을 입은 뒤 이스라엘이 배후로 지목된 가운데 베이루트가 공습을 받았다.
베이루트 공습으로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전면전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가자 휴전 협상 타결은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 임기 내에는 불가능하다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가자 지구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침공해 가자 전쟁이 발발하자 거의 곧바로 이스라엘과 접경지대에서 교전을 치르는 등 하마스를 적극 지원해왔다.

표적 공습


이스라엘은 20일 베이루트 공습이 무작위적인 공습이 아니라 특정 목표를 겨냥한 표적 공습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습으로 헤즈볼라 작전팀과 헤즈볼라의 라드완 특수군을 이끄는 이브라힘 아킬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른 고위 지휘관 10명 안팎 역시 사살했다고 이스라엘은 주장했다.

헤즈볼라는 아킬이 사망했는지 확인하지 않았고, 레바논 보건부는 최소 12명이 숨지고 66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이 표적 공습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알자지라 방송은 사망자 중에 어린이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은 이번이 세 번째다.

1월 초 하마스 서열 3위인 정치국 부국장 살레흐 알아루리를 겨냥한 공습이 있었고, 7월말에는 헤즈볼라 최고 지휘관인 푸아다 슈크르를 사살했다.

이번에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아킬은 미국이 테러리스트로 낙인 찍은 인물로 1983년 베이루트의 미 해병대 막사를 폭파하고, 1980년대 미국인들 납치 사건과 연계됐다는혐의를 받고 있다. 그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면 최대 700만 달러를 주기로 미 국무부가 지난해 현상수배한 인물이다.

바이든 임기 내 휴전 불가능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이루트 공습이 더해지면서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가자 전쟁 휴전 협상 타결을 다음 행정부로 넘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동안 대외적으로 미국이 이집트, 카타르와 함께 중재에 나서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조만간 타결될 것이라고 자신하던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타결이 임박한 그 어떤 협상도 없다”면서 “정말 타결이 가능할지 이제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백악관은 가자 전쟁 당사자들이 이미 휴전 협정문의 90%에 동의했다면서 협정 타결이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최근 이런 분위기가 급격히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WSJ은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최고위 관계자들 상당수가 지금의 휴전 구도에 전쟁 당사자들이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분위기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베이루트 공습


협상 최종 타결이 어려운 이유로 여러 요인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 베이루트 공습이 그 쐐기를 박기는 했지만 이미 최종 합의를 가로 막는 걸림돌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우선 인질 교환 협상 비율이다.

현재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인질들과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 주민 간 교환 비율을 어떻게 정할지를 두고 양측이 이견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또 하마스나 이스라엘 모두 휴전 협상에 진심인지조차 의심 받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하마스는 조건을 제시했다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를 받아들이면 조건을 철회하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휴전 협상을 방해하려 하고 있다는 의심을 산다. 네타냐후는 휴전 협정이 타결되면 연정 핵심 세력 가운데 한 곳인 극우가 이탈하면서 실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일 베이루트 공습은 이런 회의적인 분위기에 쐐기를 박는 결정타다.

하마스와 끈끈한 유대를 맺고 있는 헤즈볼라를 목표로 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하마스는 휴전에 더 미온적이 될 것으로 보이고, 이스라엘 역시 하마스와 휴전에는 실제로 큰 관심이 없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공은 차기 행정부에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전략소통관)은 20일 브리핑에서 휴전 협상 타결을 강조했지만 최근 희망은 크게 후퇴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커비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가자 휴전 협상 타결 전망은 후퇴했다면서 1주일 전에 비해 협상 타결 가능성이 더 멀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협상이 타결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렇지만 이제 미국 대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터라 가자 휴전은 차기 행정부의 몫이 됐다는 분석이 높아지고 있다.

베이루트 공습으로 협상 걸림돌 돌파가 어려워졌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어 이번 대선에서 대권을 차지하는 이가 협상 주도권을 쥐게 될 전망이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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