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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렌즈] '北風'이 미국까지 강타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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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렌즈] '北風'이 미국까지 강타할 수 있나

'반미 4인방' 북·중·러·이란, 미국 대선 영향 미치려 대대적인 캠페인 전개

미국 대선에서는 늘 ‘10월 서프라이즈’가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10월의 돌발 변수는 경제난 등이 될 수 있고 테러, 전쟁을 비롯한 국제 현안이 될 수도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는 주요 국가들의 첨예한 이익이 걸려 있다. 미국의 우방국은 대체로 구경만 하지만, 적대국들은 특정 후보 당선 또는 낙선을 위한 대대적인 캠페인을 전개하기 마련이다.
올해 대선에서는 북한·러시아·중국·이란 등 ‘반미 4인방’이 10월 서프라이즈 가능성의 중심에 서 있다. 이들 4개국은 최근 국제 사회에서 결속을 다지면서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4개국이 바라는 차기 미국 대통령은 다르다. 북한과 러시아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고대한다. 이란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를 기원한다.
중국은 둘 다 싫다는 태도로 일관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다. 그렇지만 트럼프는 중국산 모든 수입품에 6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중국 때리기'로 득점을 노리고 있다. 해리스도 중국에 관한 한 트럼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미 정보기관의 한 당국자는 “중국은 미국 민주주의 체제에 손상을 입히려는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지만, 해리스나 트럼프 중 특정 후보를 겨냥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트럼프 승리를 위해 10월의 ‘깜짝 선물’로 핵실험을 할 수 있다. 국가정보원은 26일 북한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 전체 회의에서 "미국 대선을 앞두고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공위성 발사 등 다양한 군사적 도발 수단이 있어서 미국 대선 이전보다는 이후가 될 수 있다"고 보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 연설에서 핵무기 수의 기하급수적 증대를 강조했다. 북한은 이어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고 초대형 전술 탄도미사일도 시험 발사했다. 이는 모두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포석으로 해석됐다.

미국 정보 당국은 중국·이란·러시아가 모두 미국 대선의 정통성을 훼손하고, 불신을 조장하려고 인공지능(AI) 등을 이용해 허위 정보를 대대적으로 유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트럼프 낙선을 위해 올인하지만, 러시아는 트럼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최근 상원 정보위 증언에서 “올해 대선전이 ‘이란 vs 트럼프와 러시아 vs 해리스’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우리나라에 올 때마다 600억 달러(약 80조원)씩 받아 갔고, 그는 아마도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세일즈맨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일부 영토를 양도했다면 더 큰 재앙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런 트럼프의 귀환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트럼프는 국가정보국장실(ODNI)로부터 이란이 자신을 암살하려 한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내가 대통령이라면 이란의 대도시들과 국가 자체를 산산조각 낼 것이라고 경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미국 대선에서 대외 문제가 표심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10월의 서프라이즈를 노리는 국가들의 ‘깜짝 도발’이 국제 정세와 글로벌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미국 대선이 있는 해의 10월에는 그 어느 때보다 국제 사회의 돌발 변수와 위기 대응 시나리오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