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스타트업, ‘태양광 거울’ 아이디어로 650만 달러 유치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美 스타트업, ‘태양광 거울’ 아이디어로 650만 달러 유치

태양광 발전 난제 '밤'...저궤도 위성으로 ‘24시간 태양광 발전’ 도전

우주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우주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 사진=로이터

태양광 발전의 가장 큰 난제는 항상 ‘밤’이었다. 햇빛이 없는 시간에 발전이 어렵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이 문제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악시오스의 9월 25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미국 스타트업 '리플렉트 오비탈(Reflect Orbital)'이 우주 기반 ‘태양광 거울’ 기술로 이러한 난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리플렉트 오비탈의 핵심 아이디어는 간단하면서도 혁신적이다.

저궤도에 매우 얇고 가볍지만 강도가 높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열에 강하고 화학적으로 안정적인 일종의 폴리에스터 필름인 마일러 재질의 ‘거울’ 위성군을 배치해 일출 전 90분, 일몰 후 90분 동안 지상의 태양광 발전소로 햇빛을 반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하루 4시간가량 발전 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아이디어는 투자자 관심을 끌어 최근 벤처 캐피탈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성공적인 투자사 중 하나로 꼽히는 세쿼이아 캐피탈 주도로 65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태양광 발전 산업에 줄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발전 효율성 측면에서 큰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

현재 태양광 발전소들은 일조량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좌우되는데, 리플렉트 오비탈의 기술은 이 제약을 일부 해소할 수 있다. 이는 태양광 발전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 전력 그리드 운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이 기술은 신규 발전소 건설 필요성을 줄여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기존 발전 설비의 가동 시간을 늘림으로써, 추가적인 용량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특히 토지 이용에 제약이 있는 지역에서 더욱 유용할 수 있다.

한편, 이 기술은 데이터센터 증가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 문제에 해결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물리적 인프라 구축 없이 발전량을 늘릴 방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 기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우주 환경 오염, 우주 쓰레기 증가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지구의 어두운 지역을 밝게 만들어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리플렉트 오비탈 측은 자사의 기술이 ‘레이저빔’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해 빛의 확산이 거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우주 기반 태양광 발전이라는 개념 자체는 15년 전부터 존재했으나, 현장 자본 지출 문제로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지상 태양광 발전소의 급증으로 리플렉트 오비탈과 같은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실현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 회사의 사업 모델은 기존 발전소와 계약을 맺고, 발전소는 다시 전력 고객과 계약을 맺는 구조이다. 이는 현재의 일부 태양열 계약과 유사하지만, 더 혁신적인 기술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기술의 초기 구축 비용과 기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우주 프로젝트의 특성상 상당한 초기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소형 위성 프로젝트의 경우, 설계부터 발사까지 3~5년이 소요되며, 비용은 수천만에서 수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 리플렉트 오비탈 프로젝트 역시 이와 유사한 규모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는 전통적인 태양광 발전소 건설보다 초기 비용이 높고 구축 기간이 길 수 있다. 그러나, 일단 구축되면 추가적인 지상 인프라 없이 기존 태양광 설비의 발전 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비용 효율적일 수 있다. 특히, 토지 이용에 제약이 있는 지역에서는 더욱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플렉트 오비탈 사업 전개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햇빛 요청’을 받은 결과 10,000건 이상의 문의가 접수됐으며, 일부 발전소도 포함됐다고 한다. 이에 따라 당초 계획보다 자금 조달과 기술 배포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 기술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그러나, 만약 성공한다면, 태양광 발전 산업은 물론 전체 에너지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에너지 저장 시스템 업체, 그리고 전력 그리드 운영 기업들이 이 기술의 발전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주 산업 관련 기업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릴 수 있다.

리플렉트 오비탈의 도전이 태양광 발전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그리고 이에 따른 에너지 시장 변화가 어떤 모습일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