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이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가치 저장 수단인 금이 사상 최고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한다.
여기에 미국의 심각한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 역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치솟는 금
지정학적 긴장 고조, 경제 불안 등에 대한 전통적인 헤지 수단인 금은 3분기에 가격이 14% 상승했다. 2016년 1분기 이후 가장 좋은 분기 성적을 냈다.
올해 금 값 상승률은 약 29%로 1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세다.
일부에서는 금 가격 상승세가 지속돼 올해 안에 온스당 3000달러를찍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8일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추가 금리 인하를 예고한 터라 달러 가치 하락 속에 금 가격 상승 행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3000달러 돌파는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
국제 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에 2차 대전이후처음으로 전쟁 공포를 불러 일으켰다.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면 그 다음은 동유럽, 그리고 서유럽으로 전선이 확대될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섰지만 전쟁이 끝날 기미가 없다.
중동 정세는 더 불안하다.
지난해 10월 7일 가자 지구를 장악한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침공으로 시작된 가자 전쟁이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내며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지만 휴전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여기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이 가세하면서 중동 정세는 더 꼬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2006년 레바논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을 레바논에 퍼붓고 있고,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이번 공습에서 사망하면서 이란 등이 보복을 다짐하자 이번엔 예멘 공습에 나섰다.
중동 전역이 전쟁의 수렁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 사정도 녹록하지 않다.
빠른 경제 성장을 통해 마련된 경제적 부를 토대로 군사력을 크게 키운 중국이 아시아 지역 패권을 노리고 있다.
중국은 대만을 흡수 통일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고, 아시아 핵심 교역 항로인 남중국해를 장악하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불안한 흐름 속에 투자자들은 안전한 금으로 몰리고있다.
미 재정적자
금 값 오름세를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은 미국의 심각한 재정적자다.
미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4.5%에 이를 정도로 치솟으면서 미 재정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적자로 인해 미 연방정부 예산에서 국채 이자비용이 국방비 예산을 넘어섰다.
의회예산국(CBO)은 이대로 가면 2030년에는 재정적자가 GDP의 5%를 넘어서고, 2034년에는 6.1%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금 가격 상승세는 뉴욕 주식 시장 오름세를 웃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SPDR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상장지수펀드(ETF)는 올들어 수익률이 21.0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SPDR 금 셰어즈(GLD)는 28.54% 상승했다.
지난 1년을 비교해도 S&P500 ETF는 33.67% 올랐지만 금은 상승률이 38.28%로 더 높았다.
인공지능(AI) 붐 속에 M7 빅테크를 중심으로 주식 시장이 급등세를 타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하는 금 가격은 주식 시장보다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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