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디지털시대 근로시간 유연화 시급

글로벌이코노믹

오피니언

공유
0

[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디지털시대 근로시간 유연화 시급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내년부터 재택근무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내년부터 재택근무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사진=AP/뉴시스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세계 기준으로 보면 긴 편이다. 핵심 원인은 장시간 근로가 아닌 단기간 일하는 근로자가 적은 노동시장 구조에 있다.

근로기준법상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연장근무나 유급 휴가 등 여러 조항에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태다. 근로시간을 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에 영향을 주는 비용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시간은 건강권이나 임금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자 노동 분쟁의 주된 원인이다.

노동 분쟁은 저 출생 고령화와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복잡 다양화하는 추세다.
인공지능(AI)이나 알고리즘에 기반한 근로 감시 문제는 이미 국제적인 노동 이슈로 떠오른 지 오래다. 노동위 설립 70주년을 기념해 최근 열린 한 미 일 국제컨퍼런스에서도 디지털시대의 다양한 고용 분쟁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을 정도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원격 재택근무 등 달라진 노동 방식에 맞게 근로시간 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는 현재 2900만 명 수준에서 앞으로 50년간 1600만 명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앞으로 노동력의 구성부터 일하는 방식까지 변화가 불가피한 구조다. 기업의 재무상태나 임금 수준에 따라 근로시간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주당 48시간을 넘지 않으면서 근무일 사이에 최소 11시간의 휴식을 보장하는 게 국제 기준이다.

노 사간 근로계약을 준수하는 범위에서 건강권과 시간 결정권을 자율화하는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게 과제다.

유연 근로의 경우 여성고용률은 물론 자녀 수 증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6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의 유연 근무 활용도는 25% 내외다. EU 15개국 평균 83.6%와 격차가 크다. 여름철 연차 휴가에 따른 일시휴직 비중도 3%로 EU 27개국의 30%와 비교 불가하다.
기업의 인력 수요와 유연근무제 간 균형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 자율 교섭에만 맡겨서는 해결할 수 없는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