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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분쟁 격화에 美 달러·엔화 강세...원화 등 신흥국 통화는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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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분쟁 격화에 美 달러·엔화 강세...원화 등 신흥국 통화는 '뚝'

2020년 4월 14일 3D 프린팅된 오일 펌프 잭이 미국 달러화 지폐 위에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0년 4월 14일 3D 프린팅된 오일 펌프 잭이 미국 달러화 지폐 위에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 여파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리며 1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와 엔화가 상승하고 신흥국 통화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이란이 자국을 향해 100발 이상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번 미사일 공격은 레바논 소재 이란의 헤즈볼라 동맹군에 대한 이스라엘의 작전에 대한 보복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백악관의 한 고위 관리가 이란의 미사일 발사 몇 시간 전에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이에 따라 위험자산에 대한 매도세가 촉발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군에 이스라엘 방어를 지원하고 이스라엘을 겨냥한 미사일을 격추할 것을 지시했다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밝혔다.
미사일 공격 여파로 국제유가가 한때 5% 급등했고 금값이 상승한 반면, 주식 시장과 가상화폐 시장은 타격을 입었다.

토론토 소재 포렉스라이브의 수석 외환 애널리스트 애덤 버튼은 "시장은 지난 한 달 동안 중동 분쟁을 대체로 무시했지만, 이란과 이스라엘의 직접적인 대결은 항상 시장을 소용돌이치게 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발사 소식 이전 달러당 144.53엔에 거래됐던 일본 엔화는 이후 달러당 143.70엔으로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도 0.45% 상승한 101.20을 기록했다.

반면, 개발도상국 통화를 추적하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는 6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한때 0.5% 하락한 뒤 장 후반 낙폭을 다소 줄였다.

BBVA의 알레한드로 쿠아드라도 글로벌 외환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아직 말하기는 이르지만, 이번 중동 분쟁으로 신흥시장에 유리한 환경이 불투명해지고 있다“면서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경기 침체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 제프리스의 브래드 벡텔 글로벌 외환 책임자는 ”그 어느 때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시장의 면역력이 향상됐기 때문에 반응은 다소 제한적이었다“면서 ”폴란드 즐로티화, 남아프리카 공화국 랜드화처럼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고 베타 종목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30일 거래에서 1307원대로 하락했던 달러/원 환율도 이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1317원대로 상승한 데 이어 뉴욕 시장에서는 1324원대로 상승 폭을 확대했다.

이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1월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각각 25bp씩의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등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밝힌 점도 원화 등 아시아 통화에 하락 압력이 됐다.

시티 인덱스의 매트 심슨 선임 시장 분석가는 ”연준의 50bp 인하의 문이 닫히지는 않았지만, 파월 의장은 다가오는 금리 인하에 대해 시장이 과도하게 흥분하고 있다고 분명히 생각한다“고 말했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 툴(FedWatch Tool)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이날 11월 연준의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38%로 반영했다. 이는 하루 전 약 35%에서 상승한 것이지만, 일주일 전의 58%보다는 하락한 수치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