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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해리스, 흔들리는 ‘아랍계 美 유권자’ 표심에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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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해리스, 흔들리는 ‘아랍계 美 유권자’ 표심에 긴장

아랍계 유권자 전문 싱크탱크 여론조사...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해온 아랍계 유권자들 지지도, 트럼프 46% vs 해리스 42%

아랍아메리칸연구소(AAI)가 2일(현지시각) 발표한 아랍계 미국 유권자 여론조사 보고서. 사진=AAI이미지 확대보기
아랍아메리칸연구소(AAI)가 2일(현지시각) 발표한 아랍계 미국 유권자 여론조사 보고서. 사진=AAI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 간 경쟁이 역대급 초박빙 구도로 진행되면서 종전에 비해 많은 변수들이 11월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아랍계 유권자들의 표심도 주요 관전 포인트로 급부상했다.

아랍계 유권자들은 전통적으로는 민주당을 주로 지지해온 그룹이었으나 대선이 다음 달로 바짝 다가온 상황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캠프를 바짝 긴장케 하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5차 중동전쟁이 발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이스라엘과 주변 아랍국들 간 군사 충돌이 고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고수하고 있는 친이스라엘 행보에 불만을 품은 아랍계 유권자들이 그만큼 많은 것으로 해석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대권 티켓을 물려받은 해리스 후보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다.

◇ 아랍계 유권자 표심, 처음으로 팽팽하게 엇갈려

2일(이하 현지시각) 뉴욕포스트(NYP)에 따르면 아랍계 미국인 유권자 권익단체인 아랍아메리칸연구소(AAI)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여론조사업체 조그비에 의뢰해 아랍계 등록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투표장에 반드시 가겠다고 밝힌 응답자의 42%가 해리스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으나 트럼프는 이보다 높은 46%의 지지율을 기록해 트럼프가 해리스보다 4%포인트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투표장에 갈지 아직 잘 모르겠다고 밝힌 아랍계 유권자들의 경우에도 지지율 격차는 줄었지만 해리스 41%, 트럼프 42%로 트럼프가 여전히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고 AAI는 밝혔다.

NYT는 “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과 관련해 해리스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입장을 피력해왔으나 민주당 내 진보진영에서는 당의 친이스라엘 행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조사 결과”라고 전했다.

◇ 해리스 향후 행보에 따라 아랍계 유권 표심 달라질 듯


AAI는 “우리 연구소가 지난 30년 간 아랍계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에서 아랍계 유권자들은 민주당을 줄곧 지지해왔다”면서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민주당 후보와 공화당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아랍계 유권자들이 처음으로 팽팽하게 엇갈리는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졌다”고 분석했다.

AAI는 특히 “30년 전부터 아랍계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들의 표심이 가자지구 전쟁와 관련한 미국 정부의 친이스라엘 행보에 영향을 받아 극명하게 갈라진 것으로 나타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과 주변국의 무력 충돌이 확대 양상을 보이면서 미국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진 가운데 해리스 후보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아랍계 유권자들의 선택도 달라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AAI는 내다봤다.

정치 전문매체 더힐도 “아랍계 유권자들은 대체로 2대 1 정도의 비율로 민주당 후보를 항상 선택해왔다”며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아랍계 유권자들의 표심 변화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아랍계 유권자들의 불만은 투표 의향 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이번 조사 참여자의 63% 정도만 반드시 이번 대선에 참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NYP는 “그동안 아랍계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80% 안팎을 유지해온 점과 비교하면 큰 폭의 감소세”라면서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백악관 입성에 성공한 바이든 후보가 아랍계 유권자들로부터 얻은 득표율은 60% 수준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