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 이직자 연봉 증가율 3년여 만에 바닥 찍었다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초점] 美, 이직자 연봉 증가율 3년여 만에 바닥 찍었다

미국의 이직자(짙은 녹색) 연봉 증가율 추이. 사진=ADP연구소/야후파이낸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이직자(짙은 녹색) 연봉 증가율 추이. 사진=ADP연구소/야후파이낸스

미국 직장인들이 직장을 바꾸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처우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직을 통해 더 나은 처우를 보장하는 곳으로 옮기는 것이 흔히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조사 결과 미국에서 직장을 옮길 때 챙기는 연봉 인상 폭이 3년여 만에 바닥을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2023년 미국 직장계를 휩쓴 ‘대규모 이직 사태’ 국면에서 정점을 찍은 연봉 인상 폭이 대반전을 맞은 셈이다.

◇ 이직한 美 직장인 연봉 증가율,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

2일(이하 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고용시장 전문 조사업체 ADP연구소는 이날 펴낸 보고서에서 미국 근로자들의 지난달 중위 연봉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6.6%를 기록하는데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 이직자의 연봉 증가율이 지난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보고서는 이직자와 비이직자 간 연봉 격차도 줄어들어 지난 8월 기준 4.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022~2023년 닥친 대 이직 사태 당시 기록했던 격차와 비교하면 거의 하늘과 땅 차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 이직자 연봉 증가 폭 감소의 의미


이직한 미국 직장인들의 연봉 인상 폭이 이처럼 크게 줄어든 것은 미국의 고용시장이 그만큼 정체됐음을 뒷받침하는 지표로 풀이됐다.

넬라 리처드슨 A에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이직을 선택한 직장인과 계속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 사이의 연봉 차이가 이처럼 줄어든 것은 미국 노동시장의 유동성이 그만큼 감소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노동시장의 유동성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인력의 공급은 늘어난 반면 수요는 감소했다는 얘기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고용주들에 대한 임금 인상 압력도 비례해 낮아졌다는 얘기이자 사용자에 대한 근로자의 교섭력도 약화됐다는 얘기다.

이는 미국의 고용률이 10여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과 맥을 같이 하는 흐름으로 분석됐다.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이 최근 발표한 고용시장 현황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고용률은 지난 8월 현재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해고율이 낮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해고율도 역시 지난 8월 기준으로 1%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21년 4.6%에 달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매우 큰 폭의 감소세다.

야후파이낸스는 고용률과 해고율이 함께 떨어진 것과 관련해 미국 고용시장이 건전한 방향으로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흐름이라는 해석과 침체 국면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