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인터뷰] 5민랩 개발진 "PMC는 어디서도 보기 힘든 독특한 게임"

글로벌이코노믹

ICT

공유
1

[인터뷰] 5민랩 개발진 "PMC는 어디서도 보기 힘든 독특한 게임"

스팀서 체험판 '프롤로그' 공개…국내외서 호평
"PMC 관련 책, 관계자까지 찾아가며 심층 기획"

5민랩 '민간군사기업 매니저' 개발진. 왼쪽부터 최재혁 리드 디자이너, 총괄 PD를 맡고 있는 유지현 최고 기술 책임자(CTO), 임현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5민랩 '민간군사기업 매니저' 개발진. 왼쪽부터 최재혁 리드 디자이너, 총괄 PD를 맡고 있는 유지현 최고 기술 책임자(CTO), 임현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진=이원용 기자

남미의 범죄 카르텔을 상대하는 용병들의 현대 게릴라전을 중심에 내세운 세계관, 조직 경영을 시뮬레이션하는 매니지먼트 게임. '대세'라고 보기 힘든 테마와 장르를 섞은 게임 '민간군사기업 매니저'의 무료 체험판 '프롤로그'가 스팀에 공개됐다.

체험판에 대한 게이머들의 평가는 좋다. 국내외 게임 마니아들이 앞다퉈 "여러 익숙한 내용들이 섞였는데 독특하고 새로운 맛이 난다", "웬만한 유료 게임보다 재밌을 줄이야", "본편이 너무 기대된다"는 등 호평을 내놨다.

민간군사기업 매니저 개발을 총괄 중인 5민랩의 유지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 게임이 불과 12명의 핵심 개발자들에 의해 개발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회사의 특성 상 개발인력이 유동적으로 운영되는 편"이라며 "2년 동안 11명 내지 12명이 핵심 개발자로 함께 했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구 합정 소재 5민랩 사옥에선 지난 2일 '민간군사기업 매니저' 그룹 인터뷰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유지현 CTO와 더불어 임현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최재혁 리드 게임 디자이너가 함께 했다.

'민간군사기업 매니저' 전투 화면 예시 이미지. 사진=5민랩이미지 확대보기
'민간군사기업 매니저' 전투 화면 예시 이미지. 사진=5민랩

5민랩은 직역하면 '5분 실험실'로, 플레이 5분 만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을 실험적으로 제작하는 개발사라는 뜻을 담고 있다. 지난해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장화 홍련: 기억의 조각', 서부시대 탑다운 슈터 '킬 더 크로우즈' 등을 스팀에 선보여 게이머들에게 '흥미로우면서도 도전적인 게임사'로 눈도장을 찍은 곳이다.

민간군사기업 매니저는 5민랩 창립 멤버들이 참여한 기대작이다. 유지현 CTO는 "그간 회사의 경영, 인사 등을 맡아온 김경희 COO(최고 운영 책임자)가 오랫동안 생각해온 '용병 회사의 사장을 테마로 한 게임'이라는 아이디어가 본작의 근간이 됐다"며 "보다 많은 게이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체험판으로 만든 것이 스팀에 공개한 '프롤로그'였다"고 술회했다.

국내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테마와 장르인 만큼 기획 초기 단계부터 힘을 들였다. 유 CTO는 "PMC(민간군사기업) 관련 도서를 찾아보며 이들이 중동, 아프리카 등 분쟁 지역에서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면밀히 조사했다"며 "개발진이 실제로 PMC에 재직했던 관계자와 연락해 PMC에 지원하는 이들이 어떤 경력을 기재하는지 등에 대한 조언을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임현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매니지먼트 장르라는 게임 특성 상 UX(유저 경험)의 비직관성, 난이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초기 내부 테스트부터 적지 않았고 프롤로그 출시 후에도 계속되고 있다"며 "기획 단계에는 '경영 장르의 난이도 문제는 해결할 수 없는 벽인가'하는 느낌을 받은 적도 있었으나, 지금은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개선하는 방향으로 힘을 내고 있다"고 발언했다.

최재혁 리드 디자이너는 "매니지먼트 장르 특성 상 비직관성은 어느 정도 존재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면서도 "같은 장르 내 대표작 '풋볼 매니저(FM)' 시리즈를 예시로 들자면, 게임 내 기능 상당수를 파악하지 못해도 챔피언스 리그 우승은 할 수 있는 것처럼 '이해는 어려워도 게임 클리어에 지장은 없는' 방향으로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모회사인 크래프톤 또한 개발 과정을 지원했다. 유지현 CTO는 "현대전을 테마로 한 게임으로서 시각적 레퍼런스가 된 것이 크래프톤이 2021년 출시했던 탑다운 슈팅 게임 '썬더 티어 원'이었다"며 "개발 자료를 공유받은 것은 물론 썬더 티어 원 개발진과 직접 논의하며 적지 않은 조언을 구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민간군사기업 매니저' 프롤로그판 인게임 화면 중 '오퍼레이터 고용' 화면. 사진=이원용 기자, 5민랩이미지 확대보기
'민간군사기업 매니저' 프롤로그판 인게임 화면 중 '오퍼레이터 고용' 화면. 사진=이원용 기자, 5민랩

게임의 배경이 범죄 카르텔을 상대하는 PMC를 두고 있는 만큼, 게임 내에선 '용병에게 정을 주지 마라'는 조언이 나오는 등 냉정한 운영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게임 상에선 기업 전체의 사기, 개별 용병과의 친밀도를 관리하는 시스템은 물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스토리를 담은 이벤트가 전개되는 등 인간적인 면모도 강조되는 편이다.

임현호 디렉터는 이에 관한 질문에 "세계관 테마 자체를 어둡고 하드보일드한 것에 지향점을 맞추고 있으나, 프롤로그 버전은 플레이 타임이 짧다 보니 '냉정하게 용병을 버리는' 선택의 필요성이 강조되진 않은 것 같다"며 "피도 눈물도 없는 사장과 인간적인 용병단의 리더 사이에서 유저가 불쾌감을 느끼지 않고 선택할 수 있도록 본편을 디자인하고자 한다"고 답변했다.

최재혁 디자이너는 "프롤로그판에 구현되지 않은 아이디어 중 용병이 작전 중 사망하면 운영 자금을 추가로 얻는 '사망 보험' 등 다소 비인간적인 요소들도 있었다"며 "세계관 특성 상 다소 반사회적인 콘텐츠가 오히려 '길티 플레저(죄책감과 쾌락이 함께 나타나는 것)'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수 있고, 또 '악당'이 될 수 있는 선택지가 있어야 인간적이고 선량한 플레이가 더욱 빛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5민랩은 2025년 초, 민간군사기업 매니저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진은 "민간군사기업 매니저는 현재 시장에서 신선한, 다른 말로는 도전적인 게임이라 봤는데 게이머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좋아 감사한 마음"이라며 "어디서도 보기 힘든 독특한 게임으로 완성해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