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11일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마지막 승부수를 뒀다. 고려아연 지분 1.85%를 가져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로 꼽힌 영풍정밀과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보다 각각 16%, 7.2% 올렸다. 여기에 자사주 매입 물량도 2%포인트(p) 늘렸다. 앞서 영풍·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가격을 더 올리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결정으로 최 회장이 경영권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 회장 측 공개매수 기간은 영풍정밀(21일), 고려아연(23일)이다. 영풍 연합은 이보다 빠른 14일이다.
자금 규모도 불어났다. 영풍정밀은 1181억원에서 1378억원으로 200억원가량 늘었다. 고려아연은 2조6634억원에서 3조2245억원으로 5611억원 증가했다. 여기에 베인캐피탈 물량을 더하면 3조6852억원으로 커진다. 고려아연은 "시장 상황과 금융당국의 우려를 경청하고 이사회에서 거듭된 고민과 토론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주주님들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청약에 마음 편히 응하실 수 있도록 매수 물량을 늘리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영풍 연합은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이러한 결정이 고려아연에게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생각하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이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고려아연은 2조7000억원의 부채를 떠안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대규모 차입방식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로 인해 고려아연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에 진행 중이던 소송절차를 통한 구제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